[스크랩] 시골맨의 겨울여행 일기 (마지막)
2월 3일(토요일)
오늘은 낮에는 귀농지를 방문하는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냥 쉬는 날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오전에 묘향님을 다시 만났으니 소나무님을 포함하여 일행이 다섯 명이 되었다.
우리는 약초마니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하동에 있는 삼성궁(청학동 옆)을 가보기로 하였다.
안에 들어가 보니 규모가 대단하였고 보통의 관광지와는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단군을 모시는 곳이며 이곳의 주인쯤 되는 분이 예사로운 분이 아니라고 하였다.
10월3일(개천절)에는 이 곳에서 대단한 규모의 행사가 있다고 하였다.
집은 나무로 그 외의 모든 시설은 돌로 만들었는데 엄청난 양의 돌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 산에는 돌이 많다는 것인데 놀랍다. 구경거리도 좋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어서 더욱 좋았다.
정관님이 개인적으로 점심을 사시겠다고 하여 된장찌개와 함께 산채비빔밥을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오후에 함양군 백전면에서 경남산방의 회원들이 번개모임을 하는데 미리부터 그분들에게 우리도 참석하겠다고 하였으므로 그 곳으로 갔다.
이십여명이 모였으며 처음으로 갖는 모임이어서 약간 어수선하기는 하였지만
비슷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였으므로 몇 사람씩 모여서 진지한 대화들을 나누고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보다 먼저 집으로 간 사람들도 있었으며 일부는 그 곳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함께 견학을 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 같았다.
몇 사람은 함께 자고가라고 하였지만 잠을 잘만한 형편이 아닌 것 같았다.
아쉬웠지만 그 곳에 소나무님과 묘향님을 남겨두고 우리는 밤길을 달려서 충청북도 청원군 미원면에 와서 숙소를 잡았다.
오늘하루도 엄청 달렸다. 이제 내일은 집으로 간다.
고생스런 여행은 아니었고, 숙소도 항상 좋은 곳을 정하여 잠을 잤지만 역시 집만은 못 하였다.
옛말에 “변소간 같아도 내 집이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숙소에 오기 전에 가계에서 사온 통닭을 안주로 소주한 병을 마셨고, 정관님도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못 드시는 술을 꽤 많이 마셨다.(함양에서부터 막걸리가 맛이 있다고 드셨음)
마지막 밤도 이렇게 잠이 든다.
2월 4일(일요일)
여행의 마지막 날 일기는 어디에서 쓰나? 오늘은 집으로 돌아왔다.
오전 10시쯤에 숙소에서 멀지 않은 미원에서 고산님을 만났다.
고산님의 농장은 괴산군 청천면소재지에서 금관으로 가는 쪽에 있었다.
지난해에 평당 5000원에 샀다고 했는데 산이 크지는 않았지만 임도도 나 있었고, 구거도 접하고 있고 집지을 만한 터도 있고,
1000평정도의 밭도 있고 해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괜찮아보였다.
농장까지 도달하는 길이 험하지 않고 인접하여 집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나에게도 적합한 땅인 것 같다.
고산님은 1년 동안 일을 많이 하셨다. 사람을 사서 하였다고 하나 간벌도 하였고, 전기도 끌었고,
요즘은 포크레인을 사서 길도 고치고, 땅도 다듬는 일을 하였다한다. 그리고 쎄렉스트럭도 샀다.
이제 집만 지으면 귀농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은 모두 마치는 것이다.
다음(마지막) 방문지는 천안에 살고 계신 “산적의 딸”님 댁인데 고산님도 방문하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그 곳으로 갔다.
독립기념관 옆에 이동녕선생 생가가 있는 마을 이었다.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 일행을 매우 반갑게 맞아 주셨다.
그리고 푸른하늘님도 그 곳에 와있었다.
날씨가 매우 따뜻하여 마당에 있는 탁자에 직접 만드신 여러 가지 효소음료를 내어 놓고 맛을 보게 하였다.
효소에 대해 아는 것이 많으신 정관님은 진지하게 맛을 음미하였다. 나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이것저것 골고루 맛을 보았다.
수세미로, 탱자로, 개복숭아로, 포도로 만든 효소음료도 있었다.
나중에는 집안으로 들어가서 보이차도 마시고 집 내부를 구경도 하였다.
다른 사람이 살던 집을 인수하여 인테리어를 다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잘 지은 집은 아니나 집터는 매우 좋아 보였다.
산적의 딸님 댁에서 주로 나눈 대화의 내용은 효소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여행 중에 효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과 정말 많은 의견 교환을 하였다. 그
리고 정관님이 많이 알고 있어서 도움이 됐다.
산적의 딸님이 이제 여행도 끝이 났으니 이 곳에서 뒤풀이도 하고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셨지만
정관님에게 그럴 수 없는 사정도 있었고 폐를 끼치기도 어려워 아쉬워하는 산적의 딸님, 푸른하늘님과 작별을 하고 그 곳을 떠났다.
평택에 와서 고산님, 정관님과도 작별, 그리고 서울에 가서 약초마니님과도 작별.
이렇게 겨울여행은 마침표를 찍었다.
( 여행을 마치고 )
모든 사람들에게 여행은 항상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게 하며
일상의 생활에서 쌓여있는 찌들은 때를 벗겨주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보약 같은 것입니다.
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약초마니님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된 이번 겨울여행은 제가 후회하지 않는 성공적인 귀농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집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여행 중에 방문하였던 모든 곳에서 반갑게 맞아 주시고 알고 있는 정보들을 모두 알려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함께 여행하면서 끈끈한 인연을 맺게된 약초마니님, 정관님, 소목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매끄럽지 못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감사합니다.
귀농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효소는 어떻게 담그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한번 글을 올릴까합니다.
저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