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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터의 추억 3

지리산자연인 2020. 1. 16. 12:15

마장터의 추억 3

이건 유투브에 '나는 자연인이다 정준기'로 검색하면 나오는 동영상입니다

방송은 2012년 8월에 한거로 기억합니다

https://youtu.be/EO08bwsKMvk

https://youtu.be/W7eiJZi6TTg



저 창고 공간은 2002~2003년 겨울동안 마장터에서 지내면서 정준기 아저씨 쓰시라고 낙엽송을 많이 베어다 드렸는데 그걸 아저씨가 적당한 길미로 쌓아 벽을 만드신겁니다

그때 제가 쓰던 집 집주인도 있었지만 성격이 좀 그래서 아저씨한테만 나무 해드렸습니다

정준기씨는 산신령 같은 분이셨습니다

산속에서 정준기아저씨 쫓아가는 이승윤

제가 2002년 11월 1일 당귀캐는데 아저씨 쫓아갔는데...

정준기아저씨 진짜 산에서 날아다니시데요
아저씨는 앞에서 당귀 다 캐면서 가는데 저는 뒤쫓아 가기에도 바빴습니다 ㅎㅎ

자연인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다

오두막 옆에 저 다리는 2004년에 저하고 아저씨가 대공사를 했습니다

그때 다리 받치는 교각을 태풍에도 떠내려가지 않게 아주 튼튼히 만들었습니다


샘이자 냉장고

처음엔 저 샘에 지붕이 없었는데 나중에 지붕 씌우고 그안에 반찬을 넣어두시더군요


강원도 사람들 참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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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곰배령사람들로 유명한 인제군 진동3리 단목령에서 지낼 때(2002년 3월말 4월초 약 이주간) 들은 이야기가 한겨울에 오색초등학교 부근에 사는 분이 술마시러 친구 찾아서 소주 한 병(물론 댓병이겠지요) 들고 고개를 넘어서 인제군 진동3리까지 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거기도 눈이 일미터 이상씩 오거든요

그때는 제가 속세가 싫다고 산속으로 들어간 초창기였고 싸구려 5000원짜리 중국산 라디오는 바로 고장나버리니 많이 외롭웠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두번 산아래 오색분교 까지 내려간적이 있습니다

'
오색초등학교에서 제가 지내던 단목령까지 평상시에 산길로 1 시간 10분쯤 걸립니다 곰배령사람들 진동3리 까지는 최소 한시간 30분은 걸릴겁니다
그런데.. 한겨울에 산에 눈이 쌓이면.... 그때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오밤중에 내려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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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장터에서 들은 이야기는... 산아래 마을에 기소중지자가 한 분이 있었는데...
어느날 어떤 사람이 기분이 나빠서 그랬는지(술먹었는지) 경찰에 신고했다네요

한밤중에 경찰이 들이 닥치니... 그사람은 그 추운 한겨울 밤중에 자다 말고 냅다 마장터로 튀었다네요
아이고...

산에 눈이 쌓여있으면 마장터까지 가는데 몇시간이 걸릴지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데요

아마 경찰들도 그 사람이 저러다 얼어죽을까봐 적당히 하고 그냥 돌아갔겠지요
그래도 강원도 사람들 왠만하면 동태되지 않는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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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밤중에 친구들과 술먹다 물 좀 버리려고(?) 밖에 나갔다가.... 안 들어오면 동태됩니다


언젠가는 용대리 사람이 마장터에 놀러왔는데 누가 찾아와서는...

그래서 한겨울에 새벽 세시에 저 아래서 눈쌓인 산길을 걸어서 사람 찾아서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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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영림서(경찰청엔 파출소 산림청엔 영림서 맞나?) 사람들 두 분이 올라왔는데...
저는 나라에서 조림사업한 낙엽송(일본잎갈나무) 영 삐리리 한 것들 베어서 화목으로 쓰려고 놔두었는데...
딱 그때 오셨더군요

보통 수갑은 경찰들만 들고 다니는거로 아는데 제가 알기론 소방서나 영림서 사람들도 현행범에 한해서는 수갑 채울수 있는거로 압니다

에고 딱 걸렷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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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 이야기가... 높은 산의 주목은 ***가 다 캐어 팔아먹었다 

이 사람이 하도 경력이 화려해서 잡아 넣으면 한겨울에 창문 넘어 도망갔다(제 기억으로는 맨발로)

재판까지 가더라도 어떻게 판사를 구워삶았는지 가볍게 나오더라
그래서 한번은 이 사람 진짜 악질이라고 탄원서까지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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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의 밤은 깁니다

저야 그때 마장터 주민도 아니고 그냥 나그네이니 할 일이 그리 많지도 않고 하니 할 일 없으면 오후에 술먹고 자곤 했는데 그러다 잠에서 깨면 오후 9시 정도이고....
별로 할 일이 없지요

한겨울에 밤중에 심심한데 산속에는 어쩌다 한번 올라오신 정준기 아저씨 밖에 없으니 정준기씨 오두막에 놀러가곤 했는데 놀러가면 부탄가스에 커피 한잔 타주시곤 했습니다

그래서 심심하니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꺼내는데... 저하고 그 분 관심사가 영 안 맞아서 대화가 안 되네요

그런데 그 한겨울에 깊은 설악산 산속에서 대화가 정치로 흐르면 대화가 잘 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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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우는 어쩌다 정준기 아저씨가 한겨울에 집을 너무 비워두니 한번씩 올라오셨을때 이야기고...
보통 한겨울에는 저혼자 산속에서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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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04년인가 2월말쯤에...

일찍 잠들었다가 잠에서 깨어 할 일이 없으니 그때 드럼통에 장작 넣고 불이나 때고 시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바닷가에서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것을 한참 바라보거나 아니면 아궁이에 불타는 모습 보면은 참 평온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초저녁에 드럼통에 불을 피우고 불 쬐면서 시간 보내고 있는데.... 드럼통에서 불똥이 슬슬 올라가서는... 샛집 지붕 그 밑 지푸라기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서리... 거기서 연기가 계속 나더군요

처음엔 저러다 말겠지... 하는데 점점 연기가 많아지니... 하는수없이 그 부분을 다 파내어버렸습니다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남의 집 빌려 쓰면서 남의 집 홀라당 다 태워먹을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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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산속에는 촛불을 켜고 살았는데.. . 촛대랍시고 낙엽송 통나무를 40CM 정도 잘라서 촛대라고 그 위에 촛불을 켜고 살았는데...

초라는게 촛농이 흐르고 하니... 오래 쓰겠다고 촛농 흐르는걸 막고 하는데...
그러다 술먹고 자버렸는데... 자다가 뭐가 이상해 잠에서 깨니...

불이 낙엽송 촛대에 번져서는... 불이 확 붙어 버린겁니다
그래서 놀래서 꺼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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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산골 오두막에서 술을 너무 마시면 안되는가 봅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에 또 계속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