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생활속의 미생물

지리산자연인 2006. 9. 8. 13:07


생활 속에 숨쉬는 미생물

출처1=towoo.co.kr
출처2=http//blog.naver.com/dekenuri/21630840



된장, 김치, 막걸리 그리고 누룩....
우리 전통 식생활과 관련되어 있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단순히 끓이고ㆍ삶고ㆍ굽는 것이 아니라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음식에서도 맛볼 수 없는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발효란 무엇인가?
생화학적으로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미생물에 의해 인간에 유익한 물질이 생성되는 작용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효모에 의해 포도당이 술로 되는 것은 알코올 발효이고,
초산균에 의해 술이 식초로 되는 것은 초산발효다.

식초 이야기 하다보니, 시골 부뚜막 한 켠에 막걸리 담아
소나무 잎으로 마개를 하여 둔 소주 됫병을 본 기억이 난다.

막걸리에 들어있는 알코올이 발효되면 식초가 되는 것이고
초산균은 산소가 있어야 하니까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소나무 잎을 길쭉이 말아서
꼽아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라기보다는 과학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이런 것들이 더욱 발전되었다면 그 어느 나라보다 인간미 넘치는 과학문명이 발전되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한편 유산균에 의해 당이 유산으로 되는 즉 김치나 요구르트 제조 등에
사용하는 유산발효가 있다.
발효에 대해 세 가지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용이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식품을 위주로 미생물의 작용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식품도 하나의 유기물이므로 미생물의 농업적 이용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적용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1) 메주와 된장

국거리 혹은 양념 등에 널리 활용되는 된장은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중요한 단백질 식품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된장 담금이 중요한 집안 행사였으며, 모든 가족이 정결한 마음으로 임한 때도 있었다. 구황식품으로서 우리를 지켜주었던 전통 된장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신비는, 허기진 배를 채우려 뜯어먹은 잡초의 구토증을 삭여주기도 하였던 것이다. 비록 독초가 아니더라도 식용으로 하지 않은 풀을 씹어 보면 메스꺼움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된장 속에 숨어 있는 미생물의 작용을 살펴보자.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메주를 만들어야 한다. 된장용 콩을 깨끗이 세척하고 불순물과 파손된 콩을 골라낸 후 가열하여 찌는데, 콩과 물을 같은 양으로 솥에 넣고 손가락으로 눌러 이스러질 정도로 익힌다. 생 콩보다는 익은 콩이 먹기 좋다는 것을 미생물도 알기 때문이다. 이때 콩에 묻어있는 바실러스 Bacillus 포자는 살아서 메주의 발효에 관여해야 하므로 압력밥솥으로 포자를 죽일 정도로 가열해서는 안 된다. 삶은 콩을 바구니에 넣고 물을 뺀 후 식기 전에 마쇄하여 적당한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만든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이삼일 동안 메주 표면을 말린다. 건조시키는 이유는 표면에 미생물 특히 곰팡이가 지나치게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볏짚으로 묶어 매달아 자연적으로 발효시키는데, 이 때 볏짚으로 메 다는 것은 메주 발효와 관련 있는 바실러스가 볏짚에 많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종종 메주를 비닐 끈으로 메 다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미생물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으로, 이렇게 만든 된장 맛은 과연 어떨까. 전통 된장은 음력 10월부터 겨우내 매달아 놓지만, 개량식 된장은 30℃내외의 배양실에서 10∼15일정도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메주의 표면은 말라 갈라지고, 틈과 표면에는 털곰팡이, 거미줄곰팡이, 누룩곰팡이가 자라고, 메주 내부에는 볏짚과 콩에서 유래한 바실러스속의 세균이 생육하면서 단백질을 가수분해하기 시작한다.

개량식 메주는 Aspergillus oryzae 또는 Aspergillus sojae 라고 하는 누룩곰팡이를 배양하여 이를 메주에 접종하여 발효하지만, 전통 메주는 자연미생물의 발효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생육하고 있다. 전통메주에서 분리되는 미생물에는 Aspergillus, Rhizopus, Penicillium, Mucor, Scopulariopsis 속의 곰팡이 Rhodotorula, Torulopsis, Saccharomyces, Zygosaccharomyces, Kluyveromyces, Candida, Hansenula 등의 효모 그리고 Micrococcus, Pediococcus, Streptococcus, Lactobacillus Bacillus 속 등의 세균이 있으며, 이 가운데 Bacillus 속의 세균은 전통 된장의 풍미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겨우내 매달아 논 메주나, 30℃에서 배양한 메주 표면의 곰팡이를 깨끗이 씻고 잘게 쪼개서 햇빛에 말린 다음 적당량의 소금과 물을 넣어 숙성시키면 된장이 되는 것이다.


2) 콩과 청국장



전시에 만들어 먹는 장이라는 뜻의 전국장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청국장은 된장과는 달리 2∼3일이면 완성되는 속성 발효 식품이다. 즉 삶은 콩을 시루에 담고 볏짚을 구겨서 군데군데 꽂아 따뜻하게 보온해서 띄우는 것이다. 볏짚을 사용하는 이유는 된장처럼 볏짚에 청국장을 발효시켜주는 균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볏짚에 묻어있는 균을 고초균(枯草菌)이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 의한 것이다. 보통의 균은 50∼60℃에서 거의 사멸하지만, 내열성 포자를 생성하는 고초균은 열에 강하기 때문에 발효시 발생하는 열로 인해 해로운 균이 전부 죽더라도 계속해서 청국장을 발효시킬 수 있다.

청국장의 일반적인 제조과정은, 대두를 잘 씻어 불려서 익힌 다음 볏짚이 깔린 시루에 삶은 콩을 담거나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잘라 꽂은 후, 아랫목에 이불을 씌워 40∼50℃에서 2∼3일간 보온하면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고초균의 일종인 Bacillus subtilis가 번식하여 실 모양의 끈끈한 점질물이 생성되면 청국장이 완성되는 것이다.

청국장은 지방이나 가정마다 일정하지 않다. 그 이유는 발효 개시제라 할 수 있는 볏짚에 부착된 고초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단백질가수분해 효소 활성이 강한 고초균이 많은 볏짚으로 담글 때는 청국장 맛이 좋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맛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부패·변질되기 때문이다. 콩으로 만든 된장과 청국장의 다른 점은 된장은 주로 누룩곰팡이인 아스퍼길러스 Aspergillus속을 이용한 것이고 청국장은 세균인 Bacillus subtilis에 의한 다는 점이다.




3) 젖과 발효유



유산균이란 이름은 젖을 발효하여 유산 즉 젖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지만, 포도당이나 유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분해 이용하여 유산을 생성하는 미생물 특히 세균을 말한다. 유산을 젖산이라 고도 하므로 유산균을 젖산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유산균에 의해 젖이 발효된 것을 발효유라 한다. 발효유는 페르시아 시대 유목민들의 가죽주머니에 담아둔 젖의 변화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즉 젖이 특이한 냄새를 내는 순두부와 같은 하얀 커드로 변했지만, 장기간 보존하며 식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유산균의 형태를 현미경으로 보면 막대 모양인 간균과 둥근 공 모양의 구균으로 이들 세균은 운동성이 없다. 유산균은 19세기 말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유산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소화관부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요쿠르트ㆍ유산균음료ㆍ치즈ㆍ김치ㆍ소시지 등의 식품뿐만 아니라 약품 및 사료 첨가제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대부분의 당은 유당으로, 우유에 유산균을 접종하면 유산균에 의해 유산이 생성된다. 생성된 유산에 의해 우유 속의 단백질이 응고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요구르트라고 한다.

발효유 제조에 사용되는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 Lactobacillus, 스트렙토코커스 Streptococcus, 비피도박테리아 Bifidobacteria 등이다. 유산균은 8℃ 이상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37℃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며, 그늘에서 잘 자란다. 유산균은 산소가 적은 곳을 좋아하고, 10% 농도의 우유 속에서 증식이 가장 잘 되지만, 플라스틱이나 놋그릇에서는 배양이 잘 안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4) 채소와 김치

김치는 신선한 채소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고안된 채소 염장발효음식이다. 김치 에서 분리되는 미생물에는 Lactobacillus plantarum, Lactobacillus brevis, Streptococcus faecalis, Pediococcus cerevisiae, Leuconostoc mesenteroides등의 유산균과 Achromobacter, Flavobacterium, Pseudomonas속에 속하는 호기성 세균이 있다. 이와 같이 김치 발효에 관련된 미생물의 종류는 많지만, 가장 큰 작용을 하는 것은 발효유 제조와 관련된 유산균을 꼽을 수 있다. 유산균은 김치의 발효를 촉진하고 맛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유산균에 의해 생성된 유산은 채소의 성분과 유기적인 결합을 하여 풍미를 더하며, 김치 숙성에 나쁜 부패균의 발육을 억제한다.

김치 초기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류코노스톡크으로 김치의 맛을 알맞게 한다. 중기와 후기에 등장하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는 해로운 균을 사멸시키지만 산을 과도하게 생성해 김치 산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치숙성 후기에는 여러 종류의 효모가 출현하게 되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이들 효모의 증식으로 김치 중의 젖산이 감소되고 마침내 부패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게 되어 악취가 발생하며 김치가 물러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로는 군내가 나고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묵은지라 하여 이용하기도 한다.




5) 누룩과 막걸리

집에서 막걸리를 만들려면 항아리에 약간 되게 지은 고두밥과 누룩 그리고 물을 넣고 나서, 항아리를 따뜻한 방의 아랫목에 담요를 덮어놓는다. 하루가 지나면 거품이 생기고 군내가 약간 난다. 군내는 당분이 효모에 의해 발효되면서 생기는 이산화탄소이다. 삼일 째가 되면 거품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군내도 가장 많이 나지만 술 냄새도 제법 맡을 수 있다.

이때 마른 미역을 넣어 술의 신맛을 없애 술을 오래 보관하기도 하는데 미역의 알칼로이드 성분이나 칼슘이 술을 중화시켜 막걸리가 시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오일정도 지나면 거품과 군내 대신에 술 냄새가 솔솔 코를 찌르게 된다. 이것을 체로 걸러내면 우리 고유의 막걸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술을 빚을 때 사용하는 누룩은 어떻게 만드는가. 누룩에 사용하는 밀은 보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물로서 신석기 시대의 유적에서도 발견된다. 밀은 다른 곡물처럼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런데 밀에는 무기산이 많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쓰린 경우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이 밀을 누룩으로 만드는 이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누룩에 발생하는 곰팡이는 산성에도 잘 자라기 때문에 누룩곰팡이가 다른 세균류 보다 쉽게 밀에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서에 의하면 누룩은 막누룩(병국 餠麴)과 흩임누룩(산국 散麴)으로 나뉘기도 한다. 막누룩은 분국(焚麴)과 신국(神麴)으로, 흩임누룩은 황의(黃衣)와 황증(黃蒸)으로 나눈다.

막누룩이란 밀을 제분한 후 물을 가하여 뭉쳐 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분국은 볶은 밀을 제분하여 쓰는 것이고, 신국은 볶은 밀ㆍ찐밀ㆍ날밀을 가루 내어 각각 같은 양씩 혼합하여 쓰는 것이다. 보릿짚이나 뽕나무 잎을 누룩에 덮어서 이들 식물체에 붙어있는 곰팡이와 효모가 누룩에 부착되도록 하고 뽕나무 잎이나 쑥 등을 달인 즙으로 반죽하여 곰팡이 생육을 좋게 한다. 막누룩에는 거미줄곰팡이Rhizopus와 효모가 많고 털곰팡이 Mucor가 다음으로 많다.

흩임누룩은 밀 낱알이나 가루로 만든 것으로 흩어져 있는 누룩을 말한다. 여기에는 황의와 황증이 있는데 황의는 곡물의 낱알을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밀알을 물에 담근 후 꺼내서 적당한 두께로 펴놓고 물억새나 도꼬마리같은 식물의 잎으로 덮은 다음 7일이 지나서 노랗게 포자가 덮이면 꺼내서 햇볕에 말려 쓰는 것이다. 황증은 밀을 제분한 후 물을 첨가하여 찐 후 고루펴서 식히고 양손으로 어루만져 부수는 것으로 7일정도면 얻어진다. 흩임누룩에는 거미줄곰팡이 Rhizopus, 털곰팡이Mucor, 누룩곰팡이 Aspergillus등의 미생물이 많다.




6) 포도와 와인



과일 쥬스를 발효시켜 알코올 음료를 만드는 방법은 인류가 이용한 가장 오래된 화학반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간혹 싱싱하고 탐스러운 포도 알에 하얗게 무언가 묻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포도주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효모이다. 그러므로 포도주를 담글 때 따로 술을 붓지 않아도 발효가 되는 것은 바로 이 효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포도액을 만들 때 포도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시키면, 포도 껍질에 묻어있는 곰팡이에 의해 포도에 포함된 당의 일부만 발효되고 대부분이 남아서 단맛을 가진 포도주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포도주 조제에서는, 수확한 포도를 먼저 깨끗이 씻은 후 으깨서 포도껍질을 제거한 포도액(must)을 만든다. 포도즙은 물ㆍ단당류ㆍ녹말ㆍ유기산ㆍ아미노산ㆍ비타민ㆍ효소ㆍ비휘발성 에스터 등이 섞여있는 복잡한 혼합물이다. 이처럼 포도액에 들어있는 화합물의 종류와 농도가 포도의 품종과 생육 조건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에 포도주의 맛과 품질에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포도주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포도즙의 단당류가 주로 사카로마이세스라는 효모의 발효작용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포도즙을 먼저 이산화황으로 처리해서 잡균을 제거한 후 효모를 접종하여 발효통에 넣고 밀봉하여 발효시킨다. 산화반응에 해당하는 발효작용에는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가 되도록 조절해 주어야 한다. 한편 알코올을 식초로 만들어 신맛이 나게 하는 초산균인 아세토박터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산소의 유입도 막아야 하며, 효모에 의한 발효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 이들 효모가 좋아하는 산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주어야 한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어 알코올의 농도가 7∼15% 정도가 되면, 벤토나이트와 같은 화합물을 넣어 부유물을 걸러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를 유리병에 담아 코르크 마개로 막은 후 어둡고 온도가 적당히 조절된 창고에서 숙성시킨다. 숙성과정에서 포도주에 남아있는 화합물들의 복잡한 반응에 의해서 맛과 향이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증류 공정을 거쳐서 알코올의 농도를 높인 코냑과 같은 브랜디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한편 포도주에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가하거나, 일반 포도주를 한 번 더 발효시켜 이 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탄산음료와 비슷한 거품이 있는 포도주를 만들기도 한다.




7) 당밀과 럼주



당밀이란 사탕수수 즙을 농축시켜 설탕 결정을 분리하고 남은 액으로 럼주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당밀의 주요 성분으로는 자당 saccharose이 33.7 %로 총당으로 환산하면 60.9 %에 이른다. 이처럼 당밀은 고농도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 발효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원료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밀도 앞에서 설명한 포도주와 같이 발효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럼의 발생지는 설탕을 많이 생산하는 중앙 아메리카의 서인도 제도이다. 럼주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17세기 증류기술을 익힌 영국인으로, 이 강한 술을 마셔본 원주민들이 취하여 흥분(rumbustious)하게 되었다 하여 앞 세글자를 따서 럼(Rum)이라 하였다고 추측되고 있다.
당밀에는 발효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질소성분이 없기 때문에 당밀을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따로 질소원을 첨가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양분이 보충된 당밀에 4∼15%의 효모를 접종하여 발효시키면 럼주가 만들어진다. 발효 초기 온도는 21℃로 하여 최대 온도는 33℃에 이르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약한 럼주는 하루 반에서 이틀이 되면 얻을 수 있다.




8) 발효녹즙과 배양체



근래 들어 쑥, 미나리, 보리, 클로버, 죽순, 쌀뜨물, 고두밥, 당밀, 벼 그루터기, 부엽토 등을 이용하여 발효녹즙 혹은 토착미생물 배양체 등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는 농가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어떠한 원리에 의해 만드는가에 대해서는 미흡한 점이 많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동안 이들 재료와 관련된 미생물학적 특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였으리라 생각한다.
간략히 설명하여 유용물질을 만드는 미생물이 어디에 살고, 무엇을 먹이로 하는가 하는 점이다. 볏짚에는 단백질을 가수분해하는 고초균이 있고, 쑥, 클로버, 밀, 보리 등의 식물에는 발효미생물이 부착되어 있을 뿐만아니라 그 즙액은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밀기울이나 쌀뜨물 등에는 유산균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먹이가 되고, 고두밥은 술 빚는데 이용되는 것처럼 부패와 관련된 세균보다는 메주처럼 발효와 관련된 미생물이 살기 좋은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먹이가 되는 것이다. 때론 밀기울이나 부엽토 등에 하얗게 핀 곰팡이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누룩 만들 때 자라는 거미줄 곰팡이 혹은 털곰팡이와 같은 것이다.
편 농가에서 만드는 녹즙 등에 흑설탕이나 당밀이 다량 첨가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두부처럼 콩을 이용한 식품은 쉽게 변질되는데 그 이유는 콩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유해미생물에 의해 쉽게 부패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질소화합물인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물질을 쉽게 이용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흑설탕 같은 당분은 그 자체로서 발효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당분은 발효되어도 알코올 혹은 유기산류가 되어 부패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흑설탕이나 당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농자재가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탄수화물인 당과 관련된 식물과 미생물이 생활에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농자재에도 이러한 기능이 일부 적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