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맛이 어때요? 단 게 꼭 먹고 싶을 땐 이걸 대신 드세요.”
국제자연의학회 회장인 일본의 모리시타 게이치 박사는 본인이 먼저 입에 넣으며 환자들에게 권한다.
무엇일까..?
마치 암석 조각처럼 생긴 흑갈색 덩어리.
바로 ‘비정제 설탕’(unrefined sugar)이다.
세상의 일등공신인 ‘정제 설탕’과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다.
비정제 설탕이란, 말 그대로 정제하지 않은 설탕을 말한다.
사탕수수 산지에서 수숫대 즙액을 그대로 졸여서 만든다.
당연히 미네랄과 비타민 같은 천연 영양분들이 보존돼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귀중한 성분들은 설탕의 유해성을 크게 완화한다.
모리시타 회장이 운영하는 도쿄 오차노미즈클리닉에서는 환자 음식에도 이 비정제 설탕을 쓰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정제 설탕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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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식품 매장에서는 팔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흑설탕이 그게 아니냐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고 있는 사항이다.
유감스럽게도 국내에서는 비정제 설탕이 생산되지 않는다.
흑설탕에는 ‘삼온당’(三溫糖)이란 또 다른 용어가 있다.
식품업계가 슬며시 숨기는 바람에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용됐던 용어다.
한자어가 의미하듯 이 말은 ‘세 번 가열했다’는 뜻을 함축한다.
당류는 열을 받으면 갈변하는 법.
따라서 삼온당은 누런색을 띨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바로 유색 설탕의 비밀이다.
그렇다면 조금 변색된 놈은 갈색 설탕이고,
많이 변색된 놈은 흑설탕이란 점까지도 유추가 가능한데….
‘어! 설탕에 왜 캐러멜이 들어 있지?’
혹시 이 사실을 발견한 소비자라면 전문가라고 자부해도 좋다.
그렇다.
시판되는 흑설탕에는 빠짐없이 캐러멜이라는 표기가 들어 있다.
가열에 의한 갈변으로는 흑설탕이라고 부르기에 미흡해 색소로 변장시킨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결론은 자명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흑설탕, 즉 삼온당은 백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옷의 색깔만 다를 뿐이다.
그것을 비정제 설탕으로 혼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삼온당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정통 흑설탕은 ‘비정제당’이라는 더 큰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다.
여기에는 설탕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소재의 당류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꿀, 조청 등이다.
이 당류들은 같은 액체당인 물엿과 대비된다.
시중의 투명한 물엿은 정제당으로 분류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비정제당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품목을 다양화하고 시장도 키워야 한다.
다만 유념할 것은, 비정제당이라고 해서 아무나 마음놓고 즐길 수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당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최소한이지만 인위적인 조작이 들어간 탓이다.
또 비정제당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 역시 알아둬야 한다.
산지와 제조방법 등에 따라 맛과 영양적인 품질에 차이가 크다. 아직 미완의 식품이라는 뜻이다.
“연료에 비유해볼까요?
백설탕이 ‘종이’라면 정통 흑설탕은 ‘장작’입니다.”
전문가이자 의학자인 일본의 하토리 유키오 박사는 이렇게 갈파했다.
식품 상식은 정제당과 비정제당의 차이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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