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

[스크랩] 12연기와 고집멸도(苦集滅道)의 고(苦)에 대하여

지리산자연인 2007. 12. 25. 21:54
이번 6월 강릉 단오장에서 이불 장사할때 찍었던 사진들을 한장 한장 정리하다
강릉 경포대 부근의 횟집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눈에 뜨였다
 
강릉에서 단오제 하는 기간인 근 10여일 동안 경포대 부근에 숙소를 잡아 놓고 있었지만  
경포대 새벽 일출은 단 한장도 사진에 담지 못했는데 시실과 볏산의 사진은 있었다  
 
그때 일을 같이 할만한 마땅한 사람이 없기에 송탄의 이불공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출신
애들 둘을 데리고 왔었는데 한 애는 이름이 "시실"이고 또 한 애는 "볏산"이란 이름을 가진
애들이었다
 
강문 해수욕장 부근에서 저녁밥을 다 먹고 실실 웃고 있는 시실과 볏산
 
강릉 단오장터에서 숙소인 경포 콘도로 가던중 강문 해수욕장 앞에 있는 회집에서
저녁밥과 술을 마시는데 시실은 쐬주 한 병 정도 마셨고 볏산은 쐬주 반 병 정도 마셨다
 
시실은 스물여섯살이라 하고 볏산은 스물 두살이라고 하는데 스리랑카 사람들은 술과 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시실은 쐬주 몇 잔 하고 오징어 회를 몇첨 집어 먹었고 볏산은
스키다시로 나온 빈대떡과 야채죽, 그리고 쐬주 몇 잔에 매운탕을 조금 먹을 뿐 아예 회를 먹지 
않았다
 
이 아거들이 좋아 하는것은 카레 라이스 같은 음식들인데 이 곳은 맨 횟집뿐인걸 어쩌랴 !
돈을 벌려고 이억만리 타국까지 목숨을 걸고 왔으면 닥치는대로 먹고 마셔야 목숨도 부지
할 수 있고 또 돈 도 벌어서 고국인 스리랑카로 돌아가 하고 싶었던 비지니스 사업이라도 
할 수 있을것 아닌가 ?  
 
그때 장사를 마치고 새벽 시간에 이 애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좀 하다 보니 샤카모니(석가모니)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석가모니에 대하여 몇 마디 했더니, 시실과 볏산이 두 눈을 번쩍이며
매우 반가운 기색을 하면서 물어온다
 
" �장님 ! 샤카모니...잘 알아요 ? "
" 샤카모니(석가모니) 잘 알제. 원래 샤카모니는 네팔 피이플 아닌가 ? 인디아...노우쓰...
네팔...샤카모니...우리 코리아 사람들은 부처님 이라고 하제 "
 
" 우리 스리랑카 싸람들...샤카모니 좋아해요 "
" 우리 코리아 쏴람들도 샤카모니...굿 굿...베리굿...허제...
 
스리랑카 사람들은 샤카모니(석가모니)를 절실하게 신봉 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스리랑카 사람들은 술과 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약 십오년 전에 스리랑카 출신의 월풀라 라훌라 스님이 저술한 " 붓다의 가르침 " 이란 책을
본적이 있었는데 반야심경에 나오는 "사성제" 와 12연기에 대하여 그렇게 적나라하고
체계적이고 간략하게 설명을 한 책은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것 같았다
 
십오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책의 감동은 지금 현재까지 귓전에 생생하여 잊지 못하고 있다
사성제는 구마라습이 번역한 반야심경에 나오는 260몇자중 네 글자로 되어 있는데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과 12연기(十二緣起)와 함께  
불교의 핵심적인 문구라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사성제는 고집멸도(苦集滅道) 이렇게 간략하게 네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월풀라 라훌라 스님은 고(苦)에 대하여 세가지로 분류하여 이야기 했다
 
그 세가지의 괴로움은 일상적인 괴로움이 있고, 변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괴로움이 있고, 
조건 지워진 상태에서의 괴로움이 있다
 
일상적인 괴로움이란 고통으로 인정되는 모든 종류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 태어남, 늙음,
병듬, 죽음, 싫어하는 사람이나 상황과의 만남, 좋아 하는 사람이나 상황과의 이별,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 하는것, 슬픔, 비탄, 근심 걱정 등이다
 
두번째, 변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괴로움이란 삶에 있어서 행복한 느낌이나 조건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조만간에 변화 한다는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 하는 과정에서 고통, 고난,
불행등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조건 지워진 상태에서의 괴로움이란, 존재, 개체, 혹은 자아라고 불려지는
이 우주의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적, 정신적 힘이나 에너지의 결합체를
이야기 하는것인데 간략하게 설명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것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오온(五蘊)의 색(色) 수(水) 상(想) 행(行) 식(識)에 대하여
설명을 들으면 쉽게 이해가 될것이다
 
하여간 스리랑카의 월풀라 라훌라 스님이 저술한 "붓다의 가르침" 이란 책은 부처님의 말씀을
가장 사실에 가깝게 전하고 있는 팔리어 경전을 바탕으로 해서 영어로 쓰여진 책인데 사성제,
12연기에 대하여 알아듣기 쉬우면서도 체계적으로 간략하게 설명을 한 책이다 
번역은 진철승인가...하는 분이 한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럼 여기 태어나서 죽음에 이를때까지 업이 형성되는 과정을 정밀하게 묘사한
12연기(十二 緣起)에 대한 내용을 올려볼까 한다
 
1 무명연행(無明緣行) - 무지로 인하여 의도적 행위와 없이 형성된다
 
2 행연식(行緣識)       -  의도적 행위로 인하여 의식이 생긴다
 
3 식연명색(識緣名色) - 의식으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 현상이 발생한다
 
4 명색연육입(名色緣六入) - 정신적, 육체적 현상으로 인하여 여섯가지 기능 작동한다
 
5 육입연촉(六入緣觸) - 여섯 가지 기능으로 인하여 감각적, 정신적 접촉이 이루어진다
 
6 촉연수   (觸緣受)    -  감각적, 정신적 접촉으로 인하여 느낌이 일어난다
 
7 수연애   (受緣愛)    - 느낌으로 인하여 갈애가 생긴다
 
8 애연취   (愛緣取)    - 갈애로 인하여 집착이 일어난다
 
9 취연유   (取緣有)    - 집착으로 인하여 생성의 과정이 있게 된다
 
10 유연생 (有緣生)    - 생성 과정이 있으므로 태어남이 있게 된다
 
11 생연노사(生緣老死) - 태어남이 있으므로 늙음과 죽음과 슬픔과 고통이 있게 된다
 
이 내용은 "붓다의 가르침" 12연기(十二緣起)의 법칙에 수록된 내용들이다
물론 원문은 스리랑카의 "월풀라 라훌라" 라고 하는 스님이 저술한 "붓다의 가르침"의 내용중
일부인데 번역은 진철승 선생이 맡아서 한 것이다
 
진철승 선생은 서울대 종교학과를 81년도에 졸업하신 분인데
주로 불교와 관련된 책을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위에 열거된 12연기의 내용중 4번 "명색연육입"과 5번 "육입연촉" 에 여섯가지
기능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데, 여섯가지 기능이란 눈, 귀, 코, 혀, 촉감...또 하나는
의지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의지는 감각 기관이 아니기에 여기서는 빼야 될듯싶고 다섯가지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촉감...이렇게 오관을 이야기 해야 타당성이 있을듯 싶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맡고, 혀로 맛 보고, 피부로 쾌감이나 불쾌감을 느끼면서
싫은것은 멀리하고 좋은것은 더욱 가까이 하려고 하는 욕망들이다
 
그런데 세상은 자신의 오관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것만 보여지고, 자신이 원하는것만
들려지고, 자신이 원하는 냄새만 맡아지고, 자신이 원하는 음식만 맛보게되고,
또 자신이 원하는 감촉만 생기게 되는것은 아니다
 
이렇게 오관을 통해서 업이 형성되어가며 자신이 무엇인가 집착 한다든가 원하는것이 
털끝만큼이라도 있다면 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는것이
바로 12연기의 법칙과 사성제인 고집멸도(苦集滅道)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출처 : 물밖으로 뛰어오른 망둥이 이야기
글쓴이 : 나먹통아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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