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스크랩] 과연 유기농이라고 해서 안전한가? 꼭 읽어봐야 할 부분입니다.

지리산자연인 2008. 8. 20. 13:12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슈퍼마켓에 가면 '유기농 재배' 스티커를 붙인 농산물들의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유기농' 스티커가 붙은 농산물들은 겉보기엔 일반 농산물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가격은 훨씬 비싸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재배된 농산물에 대해 "농약이 잔뜩 묻어있겠지"라며 까다롭게 고르던 사람들은 '유기농' 스티커 앞에서는 "그래도 유기농이 몸에 좋으니까"라며 별다른 의심 없이 비싼 가격에도 선뜻 지갑을 연다.

'내추럴리 데인저러스'(다산초당 펴냄)는 이처럼 유기농 식품에 신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자연'이나 '천연'이라는 말이 반드시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저자인 제임스 콜먼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부 명예교수는 "자연에서 재배하거나 유기농으로 기른 식품은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연에서 자란 식품도 독이 있다"고 설명한다.

식물은 공격을 받아도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살충성분을 만들어낸다는 것. 특히 제초제를 전혀 뿌리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키운 식물일수록 천연독성이 매우 강하다.

가장 흔한 사례는 감자다. 감자는 가지과에 속하는데 가지과에 속하는 식물들이 특히 독성물질을 많이 분비한다. 감자 껍질 속 솔라닌은 미국에서 사용금지된 합성 살충제 파라티온 만큼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샐러드에 넣어 먹는 알팔파싹의 경우 씨 속에 오염된 살모넬라와 대장균 때문에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이 균은 설사와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비슷한 사례로 1996년 일본에서는 샐러드 토핑으로 사용한 무 싹 때문에 11명이 죽고 수천 명이 설사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콜먼 교수는 또 짚을 썩힌 퇴비를 사용해 키운 유기농식품이 자연비료를 쓸 때 동물의 배설물에 든 치명적인 세균들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농약잔류물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은 여태껏 한 명도 보고된 적이 없지만 음식을 통한 세균감염으로 죽는 사람은 질병통제센터에 매년 수백 명씩 보고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살충물질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일 자연 식품 속에 들어있는 천연 살충물질을 평균 1.5g씩 섭취하는데 이는 미국인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합성농약잔류물보다 1만 배 이상 되는 양이다.

또 천연 식품 중 43가지는 쥐 실험을 통해 발암물질로 밝혀진 천연 화학물질을 10ppm 이상 함유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향신료로 쓰이는 파슬리와 오레가노, 세이지, 로즈메리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합성살충제나 제초제를 쓰지 않고 키운 식물일수록 이 수치가 높게 검출되고 몇 대에 걸쳐 제초제를 쓰지 않고 키울수록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흔히 '포르말린'이라고 불리는 방부제 성분인 포름알데히드는 왠지 이름만 들어도 꺼림칙하다. 하지만 훈제고기와 훈제생선에 포르말린이 들어있고 콜라에 8ppm, 맥주에도 0.7ppm이 함유돼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독성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며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양'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휴대전화의 전자파와 관련된 내용이다. 휴대전화가 방출하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콜먼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진짜 위험에 비하면 전자파는 아주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진짜 위험은 바로 운전하면서 통화하는 것"이라고 '명쾌한'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이처럼 음식과 건강, 환경에 대해 '우리가 그 동안 잘 못 알아온' 상식들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가면서 결국 자연적인 것은 무조건 안전하고 화학물질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잘못된 이해와 정보로부터 시작된 편견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연적인 것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뿌리 깊은 환상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우리 삶은 온갖 위험으로 가득 차 있으며 단지 어떤 위험한 요인을 덜 위험한 요인으로 대처해 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썼던 전창림 홍익대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윤영삼 옮김. 290쪽. 1만2천원.

출처 : 다락골사랑
글쓴이 : 꿈을꾸는농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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