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을 뒷산에 있는 돌배나무 주변에 잡목을 정비했다.
이 나무는 400~500년 정도 되었을 걸로 추정하는데
나무가 워낙 크다보니 해걸이를 하여 7~8년에 한번씩 열매가 달린다고한다.
주변에 잡목과의 치열한 싸움으로 덩치는 크지만 용맹이 없어보여
이번에 마을 친구 털보랑 큰맘 먹고 일을 벌인 것이다.
주변에 큰 잡목들이 너무 많아 엔진톱을 혹사시켰다.
힘들었지만 돌배나무가 제대로 햇빛을 받도록
주변 잡목을 모두 베어내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올해 열매를 한번 달아보려고 거름을 30포 정도 주기로했다.
잘하면 약효가 뛰어난 돌배를 수십푸대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두가지 문제를 빼고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워 보인다.
한가지는 30푸대의 거름을 지게에 지고
마을에서 산길을 한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가을에 수확할 수십 푸대의 돌배를 지게에 지고
한시간 이상 마을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
오늘 같이 고생한 털보네 검둥이다.
이 녀석은 얼마전 집을 나가서 일주일 만에 들어왔다고한다.
주인은 올무에 걸린게 틀림없다고 울부짖으며
일주일 내내 이 산 저 산 헤메이며 찾아다녔다고 한다.
이 넘이 몰래 신혼여행 간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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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이제 야생화의 계절이다.
아침에 올라갈 때는 얼레지가 옷을 우아하게 입고 있었는데
오후에 내려 올 때 보니 모두 치마를 걷어 올렸다.
요즘은 꽃에 뭍혀산다.
내가 사는 산골마을은 지금 복사꽃으로,살구꽃으로
꽃대궐을 이루고있다.
매화는 이제 마악 날리는 참이다.
내 인생의 한 페이지도 매화와 함께 날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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