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니라 나무가 키운다
'기적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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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적의 사과'는 무농약 무비료 사과 재배에 최초로 성공한 고집쟁이 농부의 도전과 역경을 담았다. 하지만 단순한 인간 승리의 이야기를 넘어선다. 현대 문명의 오만을 비판하고 자연과의 화해를 얘기한다.
농약이나 비료를 투입한 환경에서 자라는 작물은 본래의 생명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현대인의 모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적의 사과'는 생명 철학의 열매인 셈이다.
그의 과수원은 잡초 밭이다. 메뚜기가 폴짝거리고, 벌 떼가 윙윙거린다. 개구리, 들쥐, 토끼, 뱀이 산다. 30년 전 과수 농사를 시작한 뒤 한 번도 농약을 친 적이 없다.
자연 농법을 시작한 이유는 농약에 민감한 아내 때문이었다. 자연 농법의 창시자인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책을 교본으로 삼았다. 후쿠오카는 인간의 지혜를 부정하고 인위적인 행위 일체를 쓸모없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오카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병충해가 들끓고 사과나무는 죽어갔다. 하는 수 없이 농약 대신 마늘과 고추냉이 즙을 뿌리고 풀을 벴다. 그래도 몰려드는 벌레를 막을 수 없었다.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포기의 문턱에 섰다.
깨달음은 우연히 찾아왔다. 등산 도중 그는 도토리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봤다. 그곳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낙엽이 썩어서 생긴 부드러운 흙은 과수원과 전혀 달랐다. 문제는 흙이었다.
그는 콩을 심었다. 콩의 뿌리혹박테리아가 땅의 힘을 돋웠다. 면역력을 회복한 사과나무는 9년 만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그해 가을 그는 탁구공만 한 사과를 산더미처럼 수확했다. 몇 년이 더 흐르자 사과는 명품이 됐다. 사과는 잘라 보관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썩지도 않았다. 30년의 인내가 '기적의 열매'를 맺었다.
그가 오랜 세월 끝에 터득한 사과 농사법은 단순했다. 자연 속에서 따로 독립해서 살아가는 생명은 없으며 농부는 무수한 생명이 서로 얽히고설킨 채 존재하는 자연 전체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영미 옮김. 김영사. 1만1000원.
이현숙 기자
출처 : 국내 오지촌을 찾아서
글쓴이 : 하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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