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귀농인이 아니라 귀농준비하시는 분들이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계시지요?
간 보러 오는 것도 아니고
귀농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어 찾아뵈어도 될까요? 라며 와서는
단박에 첫번째 물음이
-귤농사를 지어서 수익은 어떻게 되나요?
-몇 평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 다음엔
-이런건 해 보셨어요?
-다른 이들은 이렇게도 한다는데 안하세요?
-이케이케하면 어떨까요?
-저는 귀농하면 이렇게 할겁니다.
자기가 많이 공부했다는 자랑을 하려는지, 우리를 가르치려는지...........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은
-저는 일에 넘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고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수입은 적어도 가족들과 여유롭게 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이 동네에는 귀농인들이 많군요. 저도 이 동네에 정착해서 살고 싶습니다. 싸고 좋은 땅 있으면 저에게 소개시켜주세요~~
-애들한테 자연에서 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고 싶었어요.
-공해에 찌든 도시가 싫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요.
-텃밭에서 채소 심어 먹으면서 자급자족하면 기쁨이 더하겠지요.
-시골 인심이 좋다던데요.
그 다음에 바라는 조건이 나오지요.
-우선 임대를 해서 농사 지어보고 나에게 맞으면 땅을 사서 계속 하려고 합니다.
-임대땅이 없으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땅을 사야지요.
-친환경농법으로 농사 지으려고 합니다.
-주변 환경이 좋아야지요. 돈사나 축사가 있으면 안되겠지요.
-애들 교육환경은 어떤가요?
-농촌민박을 같이 하려고 합니다.
-우선 거주할 집이 있어야 하는데요. 빈집을 대충 수리해서 살면 어떨까요?
-귀농인에 대한 혜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런 말들을 다시 하면
-땅은 기름지고 뭘해도 소출이 많이 많이 나오는 아주 좋은 땅을 누가 나에게 빌려주지 않을까요?
-아니면 내가 가진 돈으로 아주아주 싼 땅을 갖고 싶어요.
-친환경농법으로 농약값 하나 안 들이고 농사짓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시골에 살려고 하지만 냄새나는 땅은 싫어요.
-학교도 가까워야 하고 좋은 선생님과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너무 깊숙히 들어가면 접근성이 떨어지니까 큰길에서 가까웠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공짜로 집을 빌려주면 좋겠습니다. 30평 정도 되고 화장실은 두 개이면 좋겠습니다.
-한 3년 먹고 살만큼 귀농정착금을 주고, 땅도 거저 2천평 정도 빌려주면 좋겠는데요.
현실은 어떨까요?
일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그럼 손가락 빨고 살아야지요.
수입은 적어도 가족들과 여유롭게 살고 싶지만 자동차 기름값이 없어서 외출도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애들한테 자연을 선물해주고 싶지만 지네에 물리고, 집 안에 있는 뱀과 같이 산다면?
빌린 집에 살면서 바깥화장실을 불편하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미안함은 어떻게 할까요?
한 번 1등은 영원히 1등이라는.....누구도 깰 수 없다는....아니 깨고 싶지 않은 교실에 아이를 보냈습니다.
중간만 하면 되지~ 이런 생각으로 학교에 보내지만
반평균 60점인 교실에서 중간이면 얼마일까요?
담임선생님은 평균 80점인 아이에게 맞춰 교육할 수 없으시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십니다.
공해가 없는 시골에서의 삶은 완벽 그 자체일까요?
이웃들....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집들 별로 없습니다.
모두 태웁니다. 정말 모두 태웁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페트병은 정말로 잘 타~~"
돈 돌려 주는 소주병, 맥주병만 들고 나가지요.
나머지는 일단 모두 태웁니다. 그래도 안 타는 건? 묻어버리지요.
텃밭에서 나오는 무공해채소로 건강해지려 하지만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되어 모기에 물리면 텃밭이 징글징글합니다.
풀은 또 어떤가요? 내가 원하는 작물보다 더 열심히 자라는 풀과 전쟁을 해야 합니다.
특히 이런건 뜨거운 한여름에 하는 일이지요.
고추 몇 개 따려고 손 내밀다가 줄기에 새카맣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노린재를 피해 손이 멈칫하는 순간에도 순수함이 있을까요?
시골인심 정말 좋습니다. 그네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넘 솔직하게 말한다고 오해하지마세요.
진심으로 이해해주세요. 사람이 많지 않은 동네에서 서로 가족처럼 지내는게 사실이지요. 가족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옆집에 손이 모자라면 가서 같이 도와주어야 하지요.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그거 어려워합니다.
잘못하면 동네 머슴이 됩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모든 일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들은 금방 배터리 방전됩니다.
60년 70년 농사지은 어른들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 세월의 내공은 공장에서 찍어낼 수 가 없습니다.
처음 마음으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교육도 받았고 마음의 준비도 있으니까 어려울 것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힘드는거....힘이 딸리는거....배터리가 방전되는거.......집사람도 모릅니다. 나만 알지요.
귀농인들에게 빌려주는 쓸만한 땅 보셨나요?
몇년간 방치해서 가시나무숲을 이룬....밭인지 숲인지 모를 땅을 갈아서 먹어라~ 그것도 고맙습니다. 받아서는
죽도록 일해서 밭모양 만들어 놓으면 팔아버리지요.
엄청 많이 달려서 다음해에 해거리하는 과수원을 선심쓰듯 해 먹어라~ 주고는 관리 잘 해놓으면 도로 가져가는 예를 많이 들어보셨지요?
괜찮은 밭은 모두 동네사람들이 임대해서 씁니다. 좋은 땅이면 자기 형제등, 친척들, 친구들에게 주지 남에게 안 줍니다.
이미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귀농에 실패하고 돌아간 시골입니다.
가장 가슴아픈 시선은 우리도 언젠가는 갈 것이다~ 마음으로 카운트하는 이웃들이지요.
호미도 사야 하고 낫도 사야 합니다.
누가 그냥 주나요? 다 돈이 있어야 합니다.
고무신도 사야 하고, 안전화도 사야 합니다. 처음에는 등산다니며 신던 등산화도 신어보지만
열심히 일하는만큼 신발도 금세 떨어집니다.
벌어서 쓰는게 아니라 통장에서 빼 쓰는 귀농 초기......금방 끝납니다.
도시에서 살 때 내 연봉이 얼마였는데.....일당 계산하면 얼마였는데.......고작 하루 6~7만원 받자고 남의 일은 못하겠습니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고 싶지요? 일 덜하고 비싼 값에 팔리는 친환경 농산물....
농약값도 안 들이고, 일도 덜하고 싶지만 그렇게 만만할까요? 농촌이?
온동네 풀 다 키우고, 풀씨 날린다고 동네사람들한테 눈총받습니다.
새벽에 몰래 제초제 뿌려주는 친절한 이웃도 있답니다.
게을러서 풀 키운다는 말은 당연히 들어야지요.
과수원 친환경 첫 해에는 풀도 덜 자라고, 병해충도 덜합니다. 전에 농사짓던 사람의 힘으로 첫 해에는 됩니다.
귀농 첫해, 친환경 첫해에는 정말 환상적인 귀농생활입니다.
일도 얼마 하지 않았는데 수확도 많이 하고,
도시의 친구들이 많이 팔아줍니다. 정말 해피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될 것 같지요.
친환경 둘째 해에는 자신감 만땅입니다.
뭘 해도 잘 할 수 있겠지요.
좋은 카메라를 하나 장만합니다. 근사하게 포장된 나의 귀농이야기를 까페나 블로그에 올리지요.
왕부럽다는 방문자들의 댓글로 기운은 하늘을 찌를 듯~
친구들도 불러서 대놓고 자랑질을 합니다.
니들은 도시에서 참 어렵게 살지? 난 이렇게 편안하게 살어~
첫해에 하던대로 농사지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음뿐........사실은 그만큼 못했습니다.
그럭저럭 수확은 했습니다.
해거리라 생각하지요. 내년에는 괜찮을거야.
하지만 내년에도 괜찮을까요?
친구들이 잘 팔아주면 괜찮을거야~
그치만 도시의 친구들은 집들이 선물 주듯이 한번 팔아주면 끝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내가 물건이 넘쳐나는 도시에 사는데 친구가 귀농을 했다네요. 농산물을 직거래한다네요.
한번은 팔아줍니다. 그치만 동네에 널린 대형마트에 가면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더 많~이 살 수 있다고 집사람이 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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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시간 보내면서 두 가지 마음이 듭니다.
여기에 계속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다시 도시로 갈까?
살고 싶으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습니다.
떠나고 싶으면 떠나야 할 이유를 찾습니다.
촌에서 보면 우린 굴러온 돌입니다.
둥글둥글 우리는 어디든 가서 잘 어울릴거란 착각을 하지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시골에서는 굴러 온 돌이 발길질 당합니다.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뽑을 수도 없습니다.
귀농은 공부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몸으로 해야 하는 일에 왜 머리가 먼저 가나요?
물론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 일에 대해서는 계산해야 하지요.
그렇지만 그건 몸이 먼저 나가 있어야 합니다.
모니터 보면서 마우스 잡고 있으면 일은 누가 해 주나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서
공부의 신을 찾아서
일은 좀 덜하고, 돈은 많이 벌 수 있는 귀농생활을 찾아서 공부하러 다닙니다.
요즘 농진청, 농업기술원, 각 시군의 기술센터에서 귀농교육이 많습니다.
그거 다 공무원들의 일에 자리 채워주는 일입니다.
자신이 농부라고 말하는 스타강사들도 많이 생겨납니다. 그치만 그 사람들 농부 아닙니다. 가족이 농부이지요.
공부 많이 하지 마세요. 답도 없는 공부...할수록 더 헷갈립니다.
시골사람과 똑같이 살려고 하면 안됩니다.
도시사람의 마음으로 시골에 살아도 안됩니다.
사람의 얼굴이 모두 다른 것 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모두 다릅니다.
남들하고 똑같이 살려고 하지 마세요.
귀농매뉴얼, 귀농교과서...그런거 없습니다.
그저 내가 잘 살아야 합니다. 누구나 다 알 듯 "정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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