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곤충들, 황금알을 낳다

지리산자연인 2006. 1. 12. 18:10
곤충들, ‘황금알’ 을 낳다
‘한낱 미물’이라고 얕볼 것이 아니다. 곤충 산업이 과열 소리를 들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전국의 애완 곤충 사육 인구가 10 만명을 헤아리고 판매 업체와 사육 농가들도 성업이다. 곤충은 인간에게 무엇을, 어떻게 주고 있을까.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아직 여름이 먼데 벌써부터 한낮의 태양은 뜨겁기만 하다.덕분에 곤충들이 그 어느 해보다 일찍 날개를 퍼덕이고 있다.그렇지만 ‘한낱 미물인’ 곤충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이따금 어린아이들만이 두 팔을 벌린 채 하늘하늘 나는 제비나비의 뒤꽁무니를 쫓을 뿐이다.그러나 곤충은 인간과 뗄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최근 들어 그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곤충을 이용하는 분야가 늘고 있는 것이다.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쇠똥구리, 귀뚜라미, 나비와 반딧불이, 무당벌레와 노린재가 대표 선수들이다.그들은 인간에게 무엇을, 어떻게 주고 있을까. 곤충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보았다.

장영철씨(31·서울시 화곡동)의 충우(蟲友) 사무실에는 이른바 ‘검은 다이아몬드’가 한둘이 아니다(검은 다이아몬드란 커다란 사슴벌레를 일컫는 말. 일본에서 8cm짜리가 1억원에 팔리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습기 머금은 좁은 창고를 들여다보자. 사슴벌레·장수풍뎅이의 애벌레와 번데기, 그리고 작은 성충이 플라스틱 통 안에 가득하다.그것들은 장씨가 직접 산이나 들에 나가 채집하거나, 알을 받아서 키워낸 것들이다.그는 그것들을 인터넷 등을 통해 8천~1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애완 곤충산업은 과열 소리를 들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농업과학기술원 홍성진 박사(유용곤충과)에 따르면, 2003년 말 현재 인터넷의 곤충 동호회는 1백61개나 되고, 회원 수는 5만명이 넘는다.대학 연구실과 학회 그리고 개인이 운영하는 곤충 관련 홈페이지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03년 말 3백16개나 된다.이는 2002년보다 268%나 증가한 숫자이다.

1996년에 장씨가 문을 연 충우 홈페이지(http: //stagbeetles.com)에도 회원이 몰려, 3월 말 현재 1만명 이상이 가입했다.“각종 곤충전이 열리고, 방송에서 곤충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지난해 말부터 회원이 부쩍 늘었다”라고 장씨는 말했다.그가 예상하는 전국의 애완 곤충 사육 인구는 10만명. 덕분에 20여 판매업체와 60여 사육 농가가 때아닌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 왜 개처럼 살갑지도 않고, 고양이처럼 쥐도 못 잡는 곤충일까. 2백여 마리의 곤충을 키우고 있는 황규하씨(36·인천)는 “변태 때문이다.자그마한 알이 애벌레가 되고,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가 장갑차 같은 곤충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는 정말 짜릿하다”라고 말했다.장영철씨는 빠른 성장 속도와 빠른 변태가 곤충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말했다.실제 사슴벌레의 알이 성충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6~9개월. 게다가 사육하기 쉽고(상자 기사 참조), 조용하고, 청결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이점까지 갖고 있다.

10여 년 전에 시작된 한국의 애완 곤충 시장 규모는 2003년 말 기준으로 10억원대로 추산된다.그에 비해 1980년대 초 시작된 일본의 시장 규모는 2조원이 넘는다.곤충 전문가들이 한국의 곤충 사육 산업이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곤충은 사람의 ‘눈 맛’뿐만이 아니라 입맛까지 돋우고 있다.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곤충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가장 널리 이용되는 곤충은 딱정벌레류이다.특히 남미나 아프리카에서는 통통하게 살진 딱정벌레 애벌레들이 인기가 높다.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은 딱정벌레 유충을 수백kg 수확한 뒤 이를 바나나 잎에 길게 싸서 소시지처럼 먹는다.베트남에서는 야자풍뎅이의 유충을 튀겨 먹고, 동남아시아의 몇몇 지역에서는 풍뎅이나 물방개의 유충과 번데기를 요리해서 먹는다.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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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입력 : 2004년 04월 27일 00:00:00 / 수정 : 2004년 04월 27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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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 의견

<딱정벌레의 세계> 까치

곤충의 몸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즐거움과 흥분, 의문, 기쁨, 스릴, 만족감을 전해준다. (<딱정벌레의 세계> 까치

장영철씨(왼쪽)는 애완 곤충 전도사이다. 그의 손에 있는 유충은 장수풍뎅이 애벌레. 방혜선 연구사(가운데)는 지난 5년 동안 쇠똥구리를 대량으로 복원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김남정 연구사(오른쪽)는 3년간 귀뚜라미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시사저널이상철 lee@sisapress.com

쇠똥구리(맨 위)는 자연을 건강하게 만드는 환경 파수꾼이다. 큰광대노린재(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시사저널이상철 lee@sisapress.com

곤충 날개로 만든 목걸이. <딱정벌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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