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업을 준비하면서
무제초 농법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잡초는 우리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않으면서
농사지을 때 지장을 주는 식물로
농사꾼들이 적으로 간주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밭농사의 반은
김매기 작업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겝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지구는
속살이 들어나는 것을 참지 못합니다.
대지만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나무도 생채기가 나면 다시 껍데기가 생겨 아물어 붙고
짐승들도 털이 빠지면 다시 다른 털이 나와 피부를 덮으며
굴러다니는 돌들도 온갖 이끼류로 자신의 속살을 보호합니다.
잡초가 없는 맨 땅은
곡식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일 뿐이겠지요.
잡초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의
또 하나의 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 인간들이 뽑고 뽑고 또 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질긴 옷이라고...
얼마나 질긴 옷일까요?
농작물은 다수확 벼일지라도 많아야 1000여개의 종자를 생산하지만
흔한 풀 명아주는 7만2천개의 씨앗이 달린다는 사실,
농작물의 씨앗은 발아조건이 맞으면 일제히 싹트지만
잡초 씨앗은 한꺼번에 싹트지 않고 자손을 이을 만큼의 개체만 싹이 틉니다.
농작물의 종자수명은 아무리 길어야 수년이지만
명아주 씨앗은 40년이 지나서도 싹이 틉니다.
제한된 용기 안에 곡식을 키우면
모두 죽거나 한두개만 자라지만
잡초의 경우는 다같이 양분을 나누어 먹으며 자라고
열매맺는 유연성이 있습니다.
마지막 한가지 곡식의 종자개량을 하려면
전문박사들이 들러붙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지만
잡초들의 경우 인간들이 주는 극악한 스트레스에 내성을 갖는
변이종들을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그러므로
우리 농부들이 힘센 잡초를 이기려 하지 말고
힘센 잡초로서 다른 잡초를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잡초로는 호밀, 클로버, 헤어리베치 등
예로 들어보면
가을에 호밀을 70cm 간격으로 점파하면
늦가을부터 봄과 장마철 사이에 나오는 다른 넘들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듬해 6월경에 호밀 이랑 사이에 고추를 심어 봅시다.
고추가 어느 자라고 나면 호밀이 고사하고
고추가 익을 때쯤이면 호밀의 순이 새로 돋아납니다.
다른 풀이 돋아날 여유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호밀이라는 잡초를 통하여
사람이 지정한 잡초만 베어주는 방식으로 제어해 주는 방법으로
힘들게 밭을 매어주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농법이 우리가 사는 지구에게 베푸는
자연의 섭리일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지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속살을 잘 덮어주는 농부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 글은 도서 "대지의 수호자 잡초"와
다음카페 "맑고 평화롭고 즐거운 마을" 게시글을 참조하여
창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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