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스크랩] 차 한잔 하실레요?

지리산자연인 2006. 7. 13. 10:49
차 한잔 하실래요? | 야생초글 2006/05/02 20:27

산줄기를 타고 흘러내린 계절은 어느덧 봄을 뒤로 한 채
이마에 땀방울을 남기고 그렇게 여름을 향해 달리고 있다.
차 한잔 하실래요?
민들레 뿌리로 만든 차거든요.

남들은 잘도 만들어 마신다던데
나는 몇 번을 실패하고 이제야 겨우 차 맛을 보게 됐다.
처음엔 굵은 뿌리가 무조건 좋은 것인 줄 알고, 굵은 것만 굵은 것만 골라서 말렸다.
그런데 굵다보니 잘 마르지도 않고, 마르기 전에 곰팡이가 생겨서 버리고
잘 말려도 곱게 갈지를 못해서 못 먹고...
이런 저런 실패를 몇 번 하다보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민들레에 대한 약효가 어떻든 난 그런 건 잘 알지 못한다.
커피 대신 남편이 권해준 것이기에, 몇 번을 실패하면서도 결국엔 차 맛을 보게 됐으니...
이 뿌리가 마르면 너무 딱딱해져서, 분쇄기에 갈아도 곱게 갈리지도 않을뿐더러,
갈리지 않고 남는 것이 많아 손실 또한 컸다.
잎은 쌈 싸먹고 뿌리는 흙이 없도록 깨끗이 씻어, 굵은 뿌리는 잘게 쪼개고
되도록 잘게 만들어서 햇볕에 잘 말린다.
말려도 뿌리가 잘 갈리지 않아, 사다먹는 것처럼 입자가 그렇게 곱지는 않다.
그래도 아무 노력 없이 사 먹는 것에 비하겠는가.

맛은 쌉쌀하고 입자가 혀끝에 구르는 맛은 있어도, 향은 정말 좋다.
커피 타듯이 따끈한 물 한잔에 한술(커피수저)을 넣어 그냥 먹기에 거북하면
꿀이나 설탕(나는 노란 설탕을 쓴다) 을 조금 넣어 마시면,
그 향기에 정말 반할 것이다.

남편과 마주앉아 마시는 민들레 차
어떠세요?
차 한잔 하실래요?

                             

                                                  장양례

출처 : 아프지 말고 이백년 삽시다
글쓴이 : 이동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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