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스크랩] 꽃뱀(花蛇·유혈목이)의 독

지리산자연인 2007. 5. 6. 06:58

꽃뱀의 독

꽃뱀(花蛇·유혈목이)은 들과 야산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여러모로 특이한 종(種)이다. 적을 만나면 몸통을 납작하게 만든 뒤 머리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마치 코브라 같은 자세를 취한다. 이 뱀을 잡아 머리를 쥐면 목덜미의 샘에서 하얀 분비물이 쏟아져 나온다. 꽃뱀은 왜 코브라처럼 행동하고, 이 분비물의 정체는 무얼까?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가 해답을 알려주었다. 꽃뱀의 목 뒤쪽엔 목덜미샘(nuchal gland)이라는 독샘이 있는데, 여기에서 흘러나온 독이 자신을 포식하려는 적을 물리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브라 같은 자세를 취하는 건 자신의 목덜미샘을 드러내어 적에게 독을 쉽게 뿌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독샘 안에 든 독의 성분에 두꺼비의 독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꽃뱀이 좋아하는 먹이인 두꺼비를 먹고는 그 독을 자신의 독샘에 저장한 뒤 자신의 독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 독샘이 잘 발달하지 않은 꽃뱀의 경우는 적을 만났을 때 코브라와 같은 방어자세를 취하기보다는 대부분 도망치는 쪽을 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미 꽃뱀은 이 ‘두꺼비 독’을 새로 태어나는 새끼에게 물려주기도 한다. 어린 새끼가 포식자의 공격을 물리쳐 생존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배려이다.

독을 가진 동물들은 자체적으로 독을 생산하느냐 여부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다. 자체 생산을 하는 동물은 대부분의 뱀 종류와 두꺼비, 바다달팽이 등이 있다. 남의 독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동물은 독화살개구리(poison-dart frog)이다. 독화살개구리는 자신들이 즐겨 먹는 개미로부터 독을 추출해 낸다. 남미의 원주민들은 이 독화살개구리의 독을 화살촉에 발라 사냥용으로 써 오곤 했다. 꽃뱀 역시 이 독화살개구리처럼 남의 독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규명된 셈이다.

뱀의 독이나 양서류의 독들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이를 의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최근에 국내의 연구진도 옴개구리의 피부로부터 분리된 독이 항암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뱀이나 양서류는 건강한 환경의 중요한 구성원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중요한 의학자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뱀이나 양서류의 생태적 연구와 보존, 그리고 특히 그들의 독 성분에 대한 연구가 아직 국내에선 매우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출처 : ─┼★불가사의에 답이있다★┼─
글쓴이 : 태을주맨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