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소식

[스크랩] 지리산 동강마을에서

지리산자연인 2011. 10. 11. 11:30

 

 

       

 

                                      

 

아래 쪽에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보이시죠?

저 곳에 통발을 놓고 동강의 물고기들과

조우를 꾀한 남자분들이

아침의 만남을 기대했을 터인데..

 

밤 새,

통발 팬션에서 잠자던 물고기들의 실종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수달로 잠정 결론을 내리시더군요.

 

지리산 둘레길 제 4코스 중의 일부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동강마을..

십이월님 댁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클래식이 흐르는 이쁜 화장실이 있습니다.

 

 

 

 

 

 

 

 

 

 

 

 

 

산골의 밤하늘은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지만 도시의 가을과는 달리 사뭇 차겁습니다.

해탈님과 유리님 부부께서 나뭇꾼과 선녀의 체면을 살리시느라고 밤을 새울만큼 나무를 해 오시고

모닥불의 열기에 우리들의 묵은 찌끼를 태웠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우린 자유로웠습니다만 그저 조용한 미소로 배려해 주시던 십이월님..

감사했습니다..

 

 

 

 

 

                                                           십이월님의 친구..곰돌이의 뒷태입니다.

                                                                

                                                      곰돌이는 이제 막 엄마 품을 떠난 풍산개입니다.

                                                      풍산개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는 달리 순하고 낯가림이 없더군요.

                                                      곰돌이에게 반해서 앞으로도 간간히 그 모습을 그려볼 것 같습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다 풀어 헤칠 수 없지만 이원규님의 지리산 시로 대신해 봅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 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던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지리산을 떠 올릴 때면

모닥불 앞의 이야기들과 생명평화를 노래하던 남원 실상사,

그리고 천안 근교의 밤송이까지 함께하신 모든 분들과 일들이 그리울겝니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나날이 변덕스러울지라도 첫마음을 돌아보는 귀한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며...

참여치 못하신 회원님들도 늘 저희 마음과 함께 동행해주심을 느끼며 감사했습니다..

 

 

 

 

 

 

 

 

 

출처 : 예수 동아리
글쓴이 : 아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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