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부부의 힘으로만 집을 짓는 데에 걸린 기간은 넉 달. 자신들은 농사일 하며 집을 짓느라 오래 걸렸지만, 집 짓는 일에만 전념할 경우 한 달 정도면 완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윤씨의 설명이다.
윤씨의 집은 15평. 방 두 칸에 부엌과 거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장실은 건물 바깥에 재래식으로 만들어 인분을 거름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장실을 실내에 두는 편리함보다는 농사 지으며 급할 때마다 실내로 들어와야 하는 불편함이 훨씬 더 커 화장실은 바깥에 있는 것이 낫다는 게 윤씨 부부의 생각이다.
그래서 집을 짓겠다며 견학을 오는 이들에게는 꼭 흙을 미리 준비하되, 직접 하지 말고 기계를 사용해 치대라고 조언한단다. 이렇게 하는 것이 힘과 시간도 덜 들고 경제적이라는 것. 흙을 치댈 때는 석회와 볏짚을 섞는데, 석회는 습도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사이를 흙으로 메운 다음 샌드위치 패널을 덮고 아스팔트 싱글로 지붕을 씌웠다. 이렇게 집을 짓는 데에 들어간 비용은 평당 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 또한 집 짓는 데에 필요한 갖가지 연장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란다.
흙집은 완공된 뒤에도 공간을 늘리거나 형태를 바꾸기가 쉬워요. 하지만 집을 짓기 전에 꼼꼼히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미리 계획을 잘 세워야 힘도 덜 들고 경비도 절약되거든요. 특히 나무는 그늘에서 잘 말려야지,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공사가 끝난 뒤 나무가 갈라지거나 뒤틀려 애를 먹어요.”
나무 사이의 틈을 흙으로 발라주는 방법으로 짓는다. 윤씨는 같은 방법으로 하되, 내벽과 외벽을 따로 쌓고 벽 사이에 흙을 메워가며 작업을 해 벽 두께만도 40㎝나 된다. 벽이 두꺼운 덕분에 추운 지역인데도 추위가 덜 하다고. 난방에도 신경을 써 안방에는 구들을 놓고 작은 방과 거실에는 장작 보일러를 설치했다. 안방 구들을 놓을 때는 책을 참고로 꼼꼼히 공부해 가며 작업했단다. |
집을 짓기 전 ‘개집’하나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던 윤씨 부부의 첫 작품(?)인 이곳은 거실 바닥이나 방바닥이 매끄럽지 않고 방문 틀도 꼭 맞지 않는다. 직접 만들었다는 부엌의 수납장도 반듯하지 않고, 메주 말릴 때 사용하기 위해 벽마다 걸어 놓은 나뭇가지도 어설프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러한 투박함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는 윤씨 부부의 귀틀집을 개성 있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이러한 투박함과 소박함이라는 것을 집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느끼지 않을까.
봉화 비나리마을 윤길학씨 자택 054-673-8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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