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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채 살림공간 천장은 서까래와 루바가 드러나게 마감. | 통나무 벽체에 구들방으로 된 집
지붕은 서까래에 루바를 치고 그 위에 황토를 얹은 다음 볏짚을 이용해 초가를 만들었다. 벽체는 통나무 기단을 쌓고 나무 사이의 틈은 황토 벽치기 공법으로 마감하였다. 순전히 노동력으로 짓는 집이라서 작업량이 많았다. 한밤중에도 불을 밝히고 부부가 일을 하다보면 날이 새기가 일쑤였다.
집을 짓는 동안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2층으로 이루어진 집이 벽체와 지붕의 무게를 다 견디어 주느냐는 것이었다. 김씨는 사찰을 건축하는 사람들과 스님들, 목수들, 귀틀집을 기너본 적이 있는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했다. 지붕의 무게를 분산시켜 주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해 본 적 없는 2층 귀틀집을 만드느라 김씨 부부가 치른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 정도이다.
“돈을 많이 들인 집은 결코 아름다운 집이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살 집은 자신이 지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집보다는 비싼 집을 원해요. 비싼 것이 모두 아름답지는 않지요. 귀 틀집은 생명이 살아있는 집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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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의 살림공간. 방문도 김씨가 만들었다 | 김씨의 귀틀집 예찬은 대단하다. 그의 귀틀집 예찬을 정리하면 이렇다. 귀틀집은 시공, 관리, 유지, 폐기가 아주 쉽고 최소한의 에너지를 가지고도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집이다. 또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형 생태주택이다. 통나무와 흙으로 이루어진 외벽 내에 생활공간을 만드는 귀틀집은 전통 한옥과 같은 옛집들보다 동선이 짧아 효율적이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고 경사진 언덕에서도 쉽게 시공이 가능하다. 김씨의 얘기로는 귀틀집이 모든 점에서 경제적이며 우리나라 풍토에 적합하다고 한다.
“요즈음 서울 인근에서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산을 마구잡이로 허물어 버리고 그 위에 집을 짓는데 귀틀집은 경사면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집을 지을 수 있죠. 자재는 무궁무진하죠. 환경 파괴가 없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욱 많이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씨는 매월 셋째 주 주말을 이용하여 귀틀집 학교와 구들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집을 지으며 체험한 방법도 나누지만 우선 귀틀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