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그렇게 쌓여있는 낙엽송 더미만 봐도 행복한 기분입니다
제것도 아니지만...^^
그 낙엽송이란 놈이 영 까탈스러운
나무가 아닙니다
뭐 건축재로 쓰려고 빨리 자라니까 많이 심었지만 저 낙엽송처럼
미운 녀석도 드믑니다
산골사람들 말로 저
밑에선 나물도 버섯도 안자라고 쓸데없는
것들만 자란다고... 뭐 원래 소나무나 침엽수종류가 그 밑에는
잘 안 자라긴 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는 참나무입니다
살아서는 그늘과 도토리를 주고 온갖 새들과 벌레들이 거기서 삽니다
그리고
죽어서는 꽤 좋은 땔감이 되지요
거기선 버섯들도 표고에 운지에... 잘 자라지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슴벌레랑 여러
벌레들이 자랍니다
숯으로도 참나무숯만한게 없습니다
뭐 벌레가 좋아하는 나무이니 집짓는데 쓰기는 뭐하지만
참나무로 지어진
귀틀집도 봤습니다(마장터에서...)
진짜 아낌없이 주는 나무입니다
그런데 저 낙엽송은 왜 저 모양인지...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전국산에 없는 곳이 없습니다
남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길게 곧게 잘 자라니까 와~ 좋다라고만 합니다
글쎄요.. 그 낙엽송 많이 심은 곳들이 전에는 대부분 화전민들이 살던 곳이었고
60년대말 하도 공비가 침투하니 정부에서 화전민들
내쫓고 많이 심은게 저
낙엽송입니다
마장터에서 저 낙엽송을 주로 땐 이유는 단하나 집에서 가까운곳에 제일 많으니까요
그런데 장작 좀 팰려면 좀 까탈스럽지 않습니다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잘 안 뽀개집니다
그래서 몇번 때리면 조각들이 많이
생겨서 장작으로 써먹기도 뭐하고..
저 밑에 간결하게 님의 낙엽송 장작을 보니 얼마나 고생하셨을까가 훤히 보입니다
도끼질이 영
안되거든요
그러다보니 지름이 큰 낙엽송들은 잘게 자르지도 못하고 그 사진에서 처럼 큼직큼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끼가 옆으로
나가서 껍질쪽만 잘려진 장작도 보이구요
낙엽송 장작 패봤으니 왜 그런 장작이 나오는지 잘 알죠
그 낙엽송 도끼질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도끼질을 배웠는데... 하도 힘들다보니 며칠지나서
가슴이 도끼 들어올릴때마다 아프더군요... 담이 걸렸다고
합니까? 하여간 그랬습니다
그러고 어느날 아침엔 으슬으슬 떨리는게 몸살이더군요
한 두시간 더 자고 일어나니 났더군요
지금은 꽤 낙엽송에 익숙해져서 다른 나무는 너무 쉽더군요
그때 자른 낙엽송들이 사실은 국유림에 정부소유였는데.... 뭐
죽은걸 잘랐다고는
하지만 가끔 산것들도 있었고... 영림서 사람들이 걸고 넘어지면 벌금 물어야 합니다
산에 들어간 그 다음해 봄에
영림서 사람들 둘이 올라왔더군요
우리는 나무 자른거 눈에 안 띄게 한답시고 자른 나무그루터기위에 낙엽들을 뿌리곤 했는데
그게
안보일리가 없죠
뭐 그래도 산속에서 살면서 고생한다 싶었는지 우리가 잘라논 나무들 좀 인상쓰면서
돌아보긴 해도 문제삼진 않더군요
그 낙엽송을 주로 벤 사람은 사실 백도사이고 산할아버지는 주로 참나무를 베셨습니다
그 참나무도 정부소유 산에서 베었으니 불법이지만
핑계를 대자면 정부에서 심어놓은
잣나무들이 워낙 참나무 등쌀에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있는거 옆에 참나무 베어주면
잘 자라거든요.
그리고 그 참나무들 다람쥐들이 구덩이에 잔뜩 묻었다가 못 찾아서
그게 싹이터서 한구덩이에 몇그루씩 자란거 잘라주면 잘 큽니다
그런데 그 영림서 사람들 좀 무서운 사람들이더군요
경찰이 아니라서 수사까지는 못하지만 나무베면 현장에서 체포할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주목베는 사람들이나 피나무 자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이 그러더군요
'전국에 있는 주목은 ***가
거의 다 벴어. 그 사람 내가 80년대에 처음
발령받았을때도 주목을 베더니 요즘도 베고 있어. 그 사람 잡아서 수갑채워놓으면
한밤중에 창문넘어서 수갑찬채로 눈위를 도망갔어. 종종 대학생들 고용해서 주목을
캐곤 하는데 이 대학생들이 순진해서 잡혀도 누가
시켰는지 말을 안해. 그래서 내가 그랬지
그사람 상습범이니 보호해줄 필요없다고. 괜히 그 사람때문에 전과자되지 말라고..
그 사람
말발이 얼마나 좋은지 판사에게 말 잘해서 잡아넣으면 잘만 빠져나오더라.
그래서 한번은 잡아넣었을때 판사에게 탄원서를 썼어. 그 사람
악질이니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산에서 살면 재밌는 사람들 많이 만납니다
심마니분들도 만나고... 속세가
싫어서 산에온 보헤미안들도 많이 만나고...
강원도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어느 심마니는 일년에 백뿌리
캤다느니.. 누군 400뿌리 캤다느니...
뭐 대부분 장뇌이긴 합니다. 그리고 말이 장뇌지 원래 장뇌는 산삼씨 산에 뿌린건데
대부분은 인삼씨 산에 뿌린 겁니다. 실제 산골에서 수백년씩 내려오면서 산삼 캐던분들이
산삼씨 받아오면서 뿌린게 아니라면 절대 믿지
못합니다
듣자하니 요즘은 중국에서 씨를 사와서 말로 산에 뿌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말씀 하시던 영림서 분께 '그거 진짜
산삼씬가요?' 했더니
모른다고 하십니다
낙엽송 얘기하다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
좋은 일요일 저녁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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