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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렁낚시'를 아시나요

지리산자연인 2006. 3. 17. 01:58

'시렁낚시'를 아시나요

가벼운 찌맞춤과 PE라인 사용, 미끼 함몰 방지

“시렁낚시? 도대체 그게 뭐야, 처음 들어 보는 말인데, ‘시렁’이라면 시골집에서 메주를 매달 때 쓰는 거잖아!” 맞는 말이다. 시렁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물건을 얹어두기 위해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건너질러 놓은 두 개의 시렁가래’라고 되어 있다.
‘시렁낚시’란 말은 경산 자인의 낚시와사람 장시웅 사장이 사용하는 낚시기법을 보고 기자가 붙여준 이름이다. 시렁 위에 무엇을 얹어놓듯이 미끼를 바닥 장애물 위에 살짝 올려놓고 더 이상 함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렁낚시’의 핵심이다.  
경북권 붕어 대물낚시는 새우를 미끼로 하여 억센 낚싯대, 4~5호 정도의 굵은 모노필라멘트 원줄에 튼튼한 목줄, 그리고 감성돔 5~8호 정도의 큰 바늘을 사용하는 게 정석이다. 일치감치 포인트에 진입하여 여러 대의 낚싯대를 편성하고 겉보리밑밥을 뿌린 다음 밤낚시에 들어간다. 일단 밤낚시에 돌입하면 라이터 불빛마저 죽인 채 마냥 입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다 입질 한번 못 받고 날이 밝을 때가 허다하게 많다. 철수를 하기위해 그 많은 낚싯대를 하나씩 접어면서 밀려드는 허탈감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사제지 우측 상류에서 손영관씨가 시렁낚시를 구사해 입질을 받은 4짜월척을 끌어내는 순간

그래서 대물낚시를 처음 접해보는 이들은 이런 재미없는 낚시를 왜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본래 자신들이 하던 떡밥낚시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본래 대물붕어는 개체수도 적을뿐더러 조심성이 많아 낚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시렁낚시’처럼 채비의 운영을 달리하면 더 효과적으로 대물을 공략할 수 있다. 경북권 대물낚시의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낚시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바닥수초 위에서 ‘미끼 노출’  
그렇다면 장시웅씨가 창안한 시렁낚시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새우를 달아 밤새도록 대물의 입질을 기다렸으나 좀처럼 입질이 없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으나 사실은 바닥에 쌓여 있는 퇴적층 내지 바닥수초에 새우미끼가 함몰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투박한 채비에 끼워놓은 새우미끼가 바닥에 내려앉은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원줄이나 봉돌의 무게 때문에 바닥의 퇴적층이나 바닥수초 사이로 파고들면서 새우미끼가 숨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설사 대물붕어가 그 주위를 지나가더라도 미끼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 때문에 낚시꾼은 입질을 받을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을 꾼들은 소위 “미끼함몰로 인한 입질 없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장시웅씨는 이런 폐단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채비의 경량화에 중점을 맞추었다. 일반적인 새우낚시가 크고 무겁다면, 시렁낚시는 작고 가볍다는데 컨셉의 차이가 있다. 

▲ (오) 시렁낚시를 창안한 장시웅씨가 시렁낚시 찌와 채비를 들어보이고 있다.

시렁낚시의 채비는 다음과 같다. 원줄은 물에 뜨는 플로팅 타입이면서도 질긴 합사 2호를 사용한다. 목줄 역시 부드러우면서 질긴 합사 8호를, 길이는 15cm와 10cm로 짝짝이 두바늘채비를 한다. 바늘은 허리가 짧아 흡입이 잘되면서 턱이 강한 벵에돔 5호.
미끼는 새우, 콩, 옥수수 등을 쓸 수 있으나 밝은 색채를 띠면서 가볍고 붕어가 한입에 흡입하기 쉬운 옥수수가 가장 적합하다.
찌는 30~35cm 길이에 0.7호 정도의 부력이 알맞다. 그리고 찌맞춤은 원줄에 찌를 끼운 다음 케미컬라이트와 바늘 등 모든 채비 일체를 달고서 찌톱이 수면에서 5cm 정도 위로 올라오게 맞춘다.   
이렇게 채비를 가볍게 맞춘 다음, 현장에서 옥수수를 달아 수초 사이의 공간에 집어넣으면 서서히 채비가 가라앉는다. 이때 채비는 바닥에 거의 다다를 즈음이면 찌톱과 바늘에 끼워진 옥수수미끼까지가 일직선이 되어서 하강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시렁낚시’의 진면목이 나온다. 아주 천천히 내려가던 채비는 아랫바늘에 끼워진 옥수수미끼가 바닥에 쌓여있는 퇴적층이나 바닥수초 위에 닿는 순간 일직선이 된 채로 멈춘다. 한마디로 말해서 바닥수초 이파리 위에 미끼를 살며시 올려놓는 낚시 기법인 것이다.
미끼가 함몰되기 쉬운 새우낚시와 달리 미끼가 이파리 위에 놓여있는 시렁낚시는 지나가던 대물붕어의 시야에 쉽게 발견되므로 입질을 받기가 그만큼 쉬워지는 것이다. 이때 입질 형태는 윗바늘의 미끼를 물면 끌려 들어가고 아랫바늘의 미끼를 물면 찌가 올라온다. 혹자는 미끼가 그런 형태로 있으면 송사리와 참붕어 같은 잔챙이가 덤비지 않을까 우려하겠지만 실제로 시렁낚시를 해보면 씨알이 괜찮은 붕어 아니면 잉어만 입질을 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장시웅씨는 주변 꾼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시렁낚시를 전파하여 초봄부터 유난히 많은 대물을 낚아냈다. 
▲ 사제지 조과를 펼쳐보이는 제다 조우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정윤 권대화 윤의석 최진광 정하승 손영관 한상태.

5월14일 경산시 자인면 교촌리 소재 (주)제다 소속 조우회원들은 자인면 사제지에서 밤낚시를 했다. 이날 새우미끼를 사용한 사람은 동자개를 낚기도 하였으나, 시렁낚시 기법을 구사한 이들은 손영관씨의 40cm를 비롯하여 36cm, 34cm, 32cm의 월척을 뽑아냈다. 시렁낚시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수초를 끼고 있는 포인트에서는 99%(?) 위력을 발휘하는 시렁낚시 신기법은 앞으로 그 위력을 발휘하며 전국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경산 자인 낚시와사람 053-856-2034, 018-575-0190.
글 사진 조도제 객원기자

출처 : 전원희망(田園希望)
글쓴이 : 산정 山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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