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스크랩] 다수확을 좌우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고정

지리산자연인 2006. 8. 2. 23:22






제가 사진을 처음 올려 확대하는 것이 여의치 않네요

콩의 평균 수량은 300평당 170kg으로 500kg정도에 달하는 벼의 3분의 1에 불과하지요.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우선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콩의 단백질 함량(40%)이 벼(7%)의 5배이상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의 원료는 질소입니다. 그러니까 콩을 많이 생산하려면 벼에 비해 최소한 3배이상 많은 질소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쉽게 생각해서 그만큼 많은 질소를 시비하면 다수확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콩은 다른 작물과 달리 질소(화학비료)를 많이 시비하면 오히려 수량이 떨어집니다.  

그 이유가 바로 위 사진의 뿌리에서 보이는 뿌리혹 때문에 그렇습니다. 콩과작물(여기에는 자운영, 땅콩, 완두, 팥등등이 포함됩니다)은 자기가 필요로 하는 질소의 50% 이상을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로부터 얻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뿌리에 달린 혹은  그 뿌리혹박테리아의 집인 셈이지요. 콩은 뿌리혹으로부터 질소를 얻는 대신 광합성을 통해 얻는 당 성분을 먹이로 공급하지요. 한마디로 공생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 콩이 질소를 얻는 방법은 토양으로부터 얻는 방법과 질소성분이 있는 화학비료로부터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토양으로부터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질소가 나오는데 바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콩 전체 질소흡수량의 30~40%를 차지합니다. (이 비율을 높이려면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게 해주면 되는데 퇴비를 주는 것이 바로 이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면 화학비료를 시비하는 것은 콩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까요. 불과 5% 수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많이 주면 뿌리혹박테리아가 뿌리에 제대로 붙지 않아 오히려 다수확에 방해만 되는 것이죠. 콩은 이처럼 질소요구량은 많은데 반해 손쉽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비질소의 영향은 적게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벼나 옥수수등에 비해 수량이 떨어지고 다수확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면 다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손쉬운 방법은 퇴비를 많이 주는 것입니다. 퇴비를 많이 주면 300평당 400kg정도의 수량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거의 불가능하죠.

 

또 다른 한가지 방법은 뿌리혹박테리아를 많이 붙게 해서 이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중의 질소를 보다 많이 공급하도록 하는 방법이죠. 이 방법은 현대 생명공학연구의 3대 과제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죠. 제가 몸담고 있는 자연과 콩에서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뿌리혹박테리아를 많이 붙게 해서 다수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위 사진은 저희 시험포장에서 오늘(8월2일) 뽑은 콩입니다. 뿌리를 자세히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뿌리혹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특히 주근 뿐만 아니라 측근에 다닥다닥 붙어 있죠. 여러분들이 재배하는 콩을 뽑아서 확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반콩의 최소한 두배이상은 달려 있을 것입니다.   

 

저희 시험포장에서는 <태광콩>을 6월11일 재식거리 이랑간격 80cm, 포기간격 20cm로 두세알씩 파종했습니다. 5년전에 채소를 심던 밭이라 유기물 함량이 높아 질소는 시비하지 않고, 용과린 2포, 염화가리 1포를 시비했고요. 북주기 1회, 순지르기 1회를 실시했습니다. 장마철 저온으로 개화가 예년보다 늦어 아직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꽃피는 시기에 가장 많은 점을 감안하면, 아직 제일 많을 때는 아닙니다. 특히 주근의 뿌리혹박테리아는 발아후 65일경, 측근의 뿌리혹박테리아는 90일경에 가장 많은 점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이보다 두배이상 더 달리고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콩 농사를 지으시면서 이런 질소고정의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농사를 지으시면 다수확에 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물론 질소고정이 많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다수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늘어나는 질소고정량에 비례해 인산과 가리, 칼슘과 마그네슘등 무기영양분도 더 많이 공급되어야 하고, 광합성 산물도 그만큼 많이 생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시비나 재식거리 조절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맞춰 나가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농사를 사랑하는 모임
글쓴이 : 깊고푸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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