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기 (허목 , 1640년)-용유담묘사
▶일시 : 1640년 (인조 18) 9월 ○일
동행 : 미상
▶일정 : 군자사→용유담→백무동→제석봉→천왕봉
백장암(百丈菴) 남쪽의 군자사(君子寺)는 지리산(智異山) 북쪽 기슭에 있는 오래된 절이다.
그 아래 용유담(龍游潭)은 홍수나 가뭄 때 기우제 지내는 곳이다. 용유담의 물은 반야봉(般若峯)
아래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임계(臨溪)가 되고, 또다시 동쪽으로 흘러 용유담이 된다.
깊은 골짜기와 너럭바위가 있고, 양쪽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물이 흐른다. 너럭바위 위에는
돌 구덩이[石坎], 돌 구멍[石竇], 돌 웅덩이[石坑]가 있어 마치 교룡(蛟龍)이 꿈틀거리는 듯,
규룡(虯龍)이 서려 있는 듯하여 온갖 형상의 바위들은 기이하다. 물은 깊어 검게 보이는데,
용솟음치거나 소용돌이치기도 하고, 빙빙 돌거나 하얀 물거품을 뿜어내기도 한다. 깊은 물길이
1리나 뻗어 있다. 그 아래는 긴 여울이 또 1리쯤 펼쳐졌는데, 수잔뢰(水潺瀨)라 한다. 이 물이
동쪽으로 흘러 마천(馬川)의 엄뢰(嚴瀨)가 된다.
군자사의 남쪽 절벽을 따라 백무동(白毋洞)을 거쳐 제석봉(帝釋峯)에 올랐다. 그 위가
천왕봉(天王峯)인데, 정상의 높이는 1만 4천 장(丈)이다. 산을 오르면서 너무 춥고 힘들었다.
산의 나무들은 길게 자라지 못하고, 음력 8월에도 세 번이나 눈이 내렸다고 한다. 천왕봉 꼭대
기에서 둘러보니, 동쪽으로는 해뜨는곳까지 보였다. 근해에는 검매도(黔魅島)와 욕지도(蓐芝島)
의 절경이 보이고, 그 바깥은 대마도(對馬島)인데 왜구들이 사는 곳이다. 그 서쪽으로는 연(燕)
나라와 제(霽)나라의 동해 바다인데, 천리 너머가 중원대륙이다. 남쪽 끝은 탐탁라(耽乇羅)이다.
그 밖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최석기>님의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에서 발췌함.
자료 : 지리산 아흔아홉골 홈페이지 http://www
'지리산·지리산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선녀의 점심 (0) | 2012.04.29 |
---|---|
'지리산댐' 민심은 벌써부터 갈라섰다 /경남일보 (0) | 2012.04.22 |
지리산에 댐이 들어서면 안 되는 이유 (0) | 2012.04.22 |
유용유담기 (0) | 2012.04.22 |
[스크랩] 용유담에 있는 김일손, 정여창, 조식, 김종직 선생의 각자 사진자료 (0) | 2012.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