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하고 부부가 둘이서 아침 늦게 일어나 10시부터 감깎기 시작하여 건조기에 감말랭이 다 넣으니 밤 10시
지난주 금요일입니다
놉(일꾼)쓰면 6시쯤 일어나 미리 준비 다 하고 7시 지나 일꾼들 오면 작업 시작
점심 참 드려야 하고 5시 지나 정리합니다
일꾼 1인당 7만원 이상 들고요
부부가 놀멘놀멘 하면서 곶감하고 꼭 필요할 때 일꾼 써야 합니다
인건비 그거 엄청 겁납니다.
감말랭이를 꺼냅니다
동네 한천돌 어르신의 곶감이 벌써 나왔습니다
여긴 일찍 깎았고 또 양이 적으니 금방 마르더군요
동네 분 김장하는 곳에 얼음이 두껍습니다
작업 끝 금요일 밤 10시
이건 이 부근 친구가 주당 4000원짜리 묘삼 수천주가 있는데 그거 심으려던 분이 교통사고가 나서 할수없이 반값에 넘기는거라고
저보고도 사라고 하더군요
저거 산에다 옮겨심으려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저걸 대나무 통에 인삼용 상토 넣고 해서 화분으로 팔 생각이라네요 ㅎ
산새들이 종종 곶감덕장 안에 들어옵니다
안에 선풍기 틀어놨더니 새가 안 들어오길래 산에 다닐때 산짐승 쫓으려 사둔 mp3 플레이어도 켜놓습니다
물 끓여 청소하고 개들에게 따뜻한 물 줍니다
이 테라스는 중고 가져와서 했다는데 부럽습니다
동네 형님의 강아지들이 많이 컸네요
저 어미개 진짜 사냥 잘 해요
곶감이 엄청 달아요
여기선 똥꼬가 벌어졌다고 하는데 꼭지가 잘 벌어지는 건 고종시의 특징입니다
저런건 나중에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깎으면서 감말랭이 만듭니다
그래도 발견 못 하고 곶감걸이에 걸었던 것을 마르면서 발견
말랭이 만듭니다
동네 분 곶감덕장
사면에 테라스가 있고 밖에서 창문을 열고 닫습니다
지리산 최고의 피자가 구시락재 도착
구례군 산동면 산초형님 최봉성사장님의 피자입니다
광주에서 가게 정리하는 분이 와서 유통기한 지난 캔하고 라면 같은거 가져가라고 해서 진달래가 한 차 싣고 왔습니다
유통기한이라는 건 그 기간안에 유통(판매)하라는 거지 먹지 말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캔이나 소세지 파우치 같은건 멸균되어 밀봉되었기 때문에 외부가 손상되거나 햇볕 보지 않으면 절대 안 상해요
그래서 지구 종말을 준비하는 프레퍼스 족들(preppers)은 깡통을 지하실에 어마어마하게 저장해 놓고 있습니다.
라면하고 잡곡류 오래 된건 닭이나 개한테 주고 참치캔이나 골뱅이 캔은 우리가 먹기도 하고 주로 개들 줍니다.
추운 겨울인데도 달걀을 한번에 세개나
하도 바빠서 수확 안하고 있던 호박들을 거창한 풀밭 뒤지니... 예상외로 엄청 나옵니다. ㅎ
감말랭이...
감은 떫은 맛을 없애는게 기술입니다
대봉, 수시, 월하시, 반시 등등... 그 중에 고종시가 제일 까탈스럽습니다
저거 떫은 채로 말라버리면 그거 떫은 맛 없애는거 힘듭니다.
우리는 건조기 돌릴때 가능하면 길게 잡고 숙성시간을 좀 많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급냉으로 영하 30도 가까이 확 냉동시켰다가 따뜻한 방에서 여러시간 놔두면 숙성이 되어 맛있습니다.
태백시 하사미동 귀네미마을
세상에서 도망쳐 다니던 시절... 2002년도...
저때 참 힘들었습니다.
결국은 여기까지 왔습니다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귀네미골 천미터 높은 마을
고냉지 붉은 보라빛 돌밭 한가운데
구름낀 동해 바다 바라보며
두다리로 뿌리뻗어 살까?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출세, 명예도 이젠 싫어
사랑도 몰라
날 지치게 만드는 모든것 다 털어버리고
바람 언덕에 내 가지 휘어 살까?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별이 초롱이는 밤에는 삼척 앞바다
어선 불빛이 아스라히 깜박이고
새벽비 내린 아침엔 휘파람새 나를 깨운다
소똥냄새 그윽한 농사가 시작되려면 아직 먼 이곳
하얀 관목 키작은 몸 바람에 누워 자라는 이곳에 살까?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여름엔 수확을 끝낸 농부들과 막걸리를 나누고
겨울엔 굶주린 멧돼지떼 내 뿌리 먹이며
지나가던 바람한테
이런저런 얘기 어쩌다 세상이야기 들으며 살까?
저 험한 산아래 꼭 내려가야만 할까?
구멍나버린 가슴
구멍난 세월
차라리 나 여기서 나무 되어 살까?
2002. 4. 16 십이월(김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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