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 인생아
좁은 등 멍에지고
땅만 보고 걷는다
나는 소띠다
그래 너는 고달픈 나그네
돌담 속 누런 소
돌 위 갯강구 보듯 하는구나
내 몸은 숨만 고르는데
두 발은 앞으로만 가자 한다
새벽에 깬 위장은 지난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저 바다는 잡념을 쓰러내린다
그래 길고 외로운 길
콧노래를 부르며 가자꾸나
2001.11.3 십이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