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 넘어
화산암 검은 바다지나
날아가야지
후박나무 가로수길 지나
코에 와닿는 생선비린내같은
풀내음맡으며
탐라 높은 산을 오르면
'어승생악'표지위에
까마귀 한마리만이
바다를 바라보고 앉았어
지친 나그네 발끌어
산길 내려오면
벌도 아닌것이 나비도 아닌것이
내 땀내음 둘러날아
'애벌꼬리 박각시'를
기억하라 하지
태풍이 지나가는
비내리는 부두
발길에 놀라 뛰는건
살찐 검은 갯강구
하지만
하지만 이 외론 객을
다시 부르는건 남국의 풍경만이랴
파도에 깍이는 현무암같은
화낼줄도 모르고
삶에 순응하며 사는 작은 사람들
그 섬에선 장사치도
상업적 옅은 미소를 모른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된장찌개 맛난 식당에서
화장모르는 우도해녀의
작은 미소를 다시보고 싶다
2001.10.31 십이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