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우도에서

지리산자연인 2006. 1. 6. 20:01

우도에서...

 

 

비에 젖은 신발 버너에 말리니

어릴적 우리 어머니

연탄불에 운동화 태우시던 기억에 웃는다

까지고 불은 새끼발가락 위로

덜마른 양말에 덜마른 운동화신고

덜마른 옷은 배낭에 달아

민박집 문을 여니 새로운 하루가 열린다

비에 젖은 검은 흙 검은 돌에 바다도 검다

발길에 놀라 뛰는 저 검은 갯강구가

태고적 시간으로 길동무하는 듯하다

아름다운 길 아름다운 바다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섬...

터벅터벅 이 길을 걸어 검은 섬을 도니

내가 길을 걷는것인가

저 길이 내 마음을 걷는것인가 한다

누가 나를 외로운 나그네라 하나?

회색숲에 갇힌 지친 눈들...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 속에서

더욱 초라해지는 영혼들...

그속에서 우리는 더 쓸쓸해져가는 것을...

 

 

2001.10.25 십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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