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개의 연못
산그림자 저쪽 봉우리에 걸리더니 외로운 나그네는 어쩌라고 계곡에 밤이 내렸다
긴 나태와 무기력의 시간들... 모두모두 버리고 떠났다
왜 떠났지? 왜 떠나야만 했던 거지? 나도 몰라 그냥 떠나야만 했으니까... 다시 못 돌아올지도 몰라 길위에서 스러지면 그것도 내 운명인 것을...
조금만 가면 쉼터라더니 아직 계곡은 깊기만 깊고 몸은 투정부릴 기운조차 없는데 두 발은 어찌해서인지 저절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랬구나... 짜증과 투덜거림도 그것도 복이었구나 그도 아직 힘이 남아 있어야 하고 들어줄 이 있어야 하는 것이었구나
내면 깊은 못속 잡념들이 땀으로 사라질 때 물소리는 바위에 부서져 안개꽃처럼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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