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남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거실 바닥에 둘이 마주 앉았다
온화한 인상의 직장인과 순진해 보이는 사내
순수 저 너머 휘어진 이 공간...
돈의 중력에 맑은 영혼들은 찢기워지고 삼키어지고
단지 불신만이 그 힘에서 벗어나 우주에 휘뿌려진다
그의 미소는 의심으로 휘어지고
내 친절은 탐욕으로 굴절되어 그에게로 간다
이윽고 그는
'그럼 가족끼리 의논해서 결정되면 알려주세요'
하며 떠난다
험한 속세속을 걷는 그림자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2002.1.13 십이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