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천막

지리산자연인 2006. 1. 6. 20:15

천막

 

 

여기는 대자연을 향한 캠프원

나를 잡고 늘어지는 세상 떨치고

한없이 자유로이

나를 찾아 떠나는 길위에

나를 누인다

여기는 한평의 감옥

속세의 창살을 피해

나 여기 이 높은 고지까지

도망쳐 왔건만

며칠째 내리는 비와

함께 찾아온 우울함에

밤 늦도록 긴 촛불만 쳐다본다

여기는 별다섯 호텔 주방

물에 행궈 건져낸 메밀국수에

두릅이 부드럽고

쌉싸름한 곰취쌈에 입맛 오르면

참나물, 모시베는 찌개속에서

끓는다

 

2002. 5. 18 십이월

캠프원: 고산등정에서 베이스캠프 다음단계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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