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백운산

지리산자연인 2006. 1. 6. 20:16

백운산

 

 

저 검은 안개 암릉위에 덮여갈 때

갈길은 멀고 발길은 더딘데

바람은 불고 배낭은 삐걱삐걱

들리듯 마는듯 누군가 소근거린다

'네가 힘들때 제일 먼저 떠난건 배신말라던 그 친구'

'우릴 속였던 이는 모친께 어머니 어머니 하던 빵집 아저씨'

그리고.. 주식.. 자동차.. 집..

헐 하고 웃지만 발은 무거워지고

갈 길은 더욱 멀어만진다

그러다 들리는 소리

'제일 나쁜 건 바로 너..'

제로섬 게임속에서 내가 편히 웃고 살며

얼마나 많은 이들을 고통받게 했을까?

사람들이 서로 상처입히고, 싸우고, 전쟁하는 건

바로 나 때문이구나

더 어둡기 전에 오늘밤은 저기 안부에 짐을 풀어야지

밥은 산느타리밥

하나의 바위 하나의 봉우리에서 나는 내가 되어간다

 

 

2002.10 십이월

'시랍시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겨울 풍경  (0) 2006.01.06
개머리재  (0) 2006.01.06
산노인  (0) 2006.01.06
얼레지  (0) 2006.01.06
천막  (0) 200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