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귀농사모 200번째 가입회원이신 유율님의 글입니다.
유율님은 음악하시는 분으로 직접 목조주택을 설계하고 지으셔
전원생활을 하시는 분이세요.(www,youyoull.x-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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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으로 쥐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지난 가을 데크에 버섯과 곶감 무말랭이 따위를 널어놨더니, 그걸 잡수시려고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아예 마루 밑에 둥지를 튼 모양이다. 그 냄새를 맡은 단풍이, 종일 코를 벌름대며 마루 밑을 수색한다. 드디어 단풍이 눈에 쥐가 포착 되었다. 순둥이 푼수떼기 단풍이가 어떻게 쥐를 잡냐, 하고 눈여겨 보니 이건 순전히 맹수 저리가라다. 화살처럼 빠르게 달겨들어, 어퍼컷을 먹이고 타이슨처럼 물어 뜯고 내동댕이 치는데 3초. 그러고는 "나 잘했쥬?" 하는 듯이 내 앞에 물고 온다. "잘했다, 잘했어." 그런 단풍이를 칭찬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는 평소 살생에 대해선 무척 설레설레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무슨 근사한 철학을 가져서가 아니라, 간이 작아 소심하기 때문이다. "아휴, 쥐 좀 잡아요." 하는 애들 엄마한테, "쥐를 왜 잡아? 쥐가 우리들한테 해를 끼쳐서? 해를 끼치기 때문에 잡아야 한다면 잡아야 할 건 쥐가 아니라 자동차야. 한해 평균 사람이 쥐에 물려 사망하는 하는 것보다 자동차에 사망하는 횟수가....운운... 했던 것도 사실은 쥐를 잡아 족쳐야^^ 하는 살벌한 일을 만회해 볼까 하는 마음에서였겠다. 그러니 쥐를 잡아온 단풍이의 머리를 쓰다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러나 마루 밑의 쥐는 한마리가 아닌 모양이었다. 새끼, 손자, 며느리까지 오손도손 모여 사는지 하루에도 몇차례 씩 쥐들이 드나드는 게 보인다. 이건 그야말로 풀방구리에 쥐 끓듯이 하는 것이다. 단풍이 혼자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할 때인 모양이다. 소심하여 쥐를 쳐다보지도 못할 심장을 가진 내게도 사실 근사한 쥐잡기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나의 소설 데뷔작 <쥐잡기>에 기상천외하게 쥐를 잡는 방법이 소개된 것이렷다. 여하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쥐만 잡으면 그만 아닌가, 하여 나는 약을 놓기로 했다. 쥐약? 아니다. 쥐약을 놓으면 단풍이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쥐약은 놓을 수 없다. 대신 쥐만 죽일 수 있는 약을 조제하기로 했다. 복합비료 한숟갈+ 질소 비료 두 숟갈 + 오일스테인 1ml + 휘발유 1ml 에 땅콩을 한줌 담그어 놓았다. 이 땅콩을 먹고 쥐가 죽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생물체에 해로운 음식(?)임에 틀림이 없다. 배탈이 나서 죽을지 누가 아는가. 그 약을 마루 밑에 놓았다. 그러고 일주일. "꺄아악!" 비명소리에 달려가 보니, 우리집 여자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 "왜 그래? 왜! 쥐약 먹었어?" 여자의 다급함 때문에 내 목소리도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아흐, 저기, 저기!" 여자가 손가락으로 마루 위를 가리켰다. 오디오 스피커 뒤에 길다란 줄이 하나 보였다. 줄을 집어 들자, 쥐의 몸이 스윽 딸려 나오는 게 아닌가. 윽! 쥐꼬리를 집어든 나도 가슴에 탄환을 맞은 사람처럼 낮게 비명을 질렀다. 드디어 쥐들이 잡혔다.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가 마주 본 채 죽어 있었다. 배탈이 나서 밤새 뒷간에 들낙날락 하다가 지쳐 죽은 것 같았다. 역시 <쥐잡기> 전력 덕분이다. 그런데 조금 전, 마루 쪽에서 "꺄아아~~" 하는 비명 소리가 또 들렸다. 나는 가지 않았다.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뭐. ^^ |
출처 : [공식]♡귀농사모♡
글쓴이 : 산적의 딸 원글보기
메모 : 제가 쥐 잡는 방법을 알려 드릴께요. 쥐는 두부를 무지하게 좋아 합니다. 철물점에 가시면 망으로 된 쥐덫이 있는데 그걸 사다가 두부를 조금 끼워 두면 영락없이 잡힌답니다. 잡힌 쥐는 물통에 담가서 수장 시키시면 되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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