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함양의 밤

지리산자연인 2011. 4. 25. 20:39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만이쓸쓸히울어대고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는마음아는적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밖엔밤늦도록비는내리고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잔앞의마음은밖에있구나.

 

시절은 바야흐로 춘삼월 내 산에 고사리가 봄비를 맞아 사방에서 싹을 내미나니...

지리산 산골의 산적놈은 씰데없이 송사일로 읍내에 나와 헤매나니...

아침부터 딴거 다 제치고 읍내 피시방에서 송사에 필요한 서류들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나쁜 놈들이란 이 놈 저 놈 엄청 많으니...

그 중에서 제일 나쁜 놈은 내뿐인가 하노라...

 

월요일 밤에 읍내에 나와 몇사람에게 술 같이 마시자꼬 연락하노니..

모두들 전화를 안 받는지라

아...  이 험한 세상에 지금 나뿐인가?

저쪽 사람들은 죄다 그 인간 편을 들고 있는거 같은데?

(실제로는 다섯사람들 거의 다 그 인간한테서 떨어져나간거 같고...)

마음이 답답하여 장내 병곡순대(?맞나)집에가서 순대국밥에 소주 한병 마시고...

 

그런데 세상은 그런게 아인기라...

사필귀정이라고... 거짓된 것들은 제자리로 돌아갈수 밖에 없는 거라고...

술처묵고 저쪽 사람중 한사람에게 문자메세지로 '전화 주소'라고 했더니..

바로 전화가 와서는 큰소리로 '야 이놈아 내가 니 친구가?'하고 버럭 소리지르는데...

바로 느끼는게....  '아하... 이 싸움에서 지금 내가 많이 이기고 있구나..'

사실 싸움은 지난달 초에 다 끝난거로 보였는데 저쪽이 항복을 안하는지라 이런저런 생각 마이 들었지요

 

그러고나서리  또 맥주 한병 까고서는 하루애피시방으로...

뭐 좀 전까지는 동문사거리 intro피시방에서 몇시간을 죽치고는 요금이 6500원 나왔는데...

'제가 단골이거덩요?  내일도 와서 써야 하는데 좀 깎아주세요'라고 했더니..

그럼 5000원만 내라꼬... ㅎㅎㅎ

 

4월 13일에도 거창에 갔다가 늦어져서 8시 30분에 함양 도착했더니 버스는 끊겼고..

농협 전산장애로 돈은 찾을수 없는데 쩐은 떨어졌고...

기래서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바로 옆에 단골손짜장집 찾아가서리...

행님요 제가 돈이 없는데 돈 좀 꿔주세요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기냥 3만원 꿔주시데요 ㅎㅎㅎ

 

오늘도 맥주 다 마시고서리... 하루애 피시방 들어와서는..

제가 단골인데 앞으로 외상도 되요? 하니... 아 그러시라고...ㅎㅎㅎ

 

강호는 험한 곳이여~~~ 라는데...

실제론 참 재미있고 살만한 곳입니다

다만... 겉희고 속검은 놈은 내뿐인가 하노라... 라는 구절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지요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적통신]추워집니다  (0) 2010.10.04
[산적통신]또 사진 몇장  (0) 2008.07.03
하루의 끝에서 2  (0) 2008.04.23
[스크랩] [산적통신]하루의 끝에서  (0) 2008.04.21
부산에서  (0) 2006.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