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옥산초등교 인성분교
저쪽에서 사람들이 떠든는 소리가 들리기에 누군가하고 나가봤다
여기는 상주시 공성면의 폐교
두 사람이다 예전 이학교 선생님과 제자란다 40년전이야기란다
예전엔 이런 건물들 없고 저런 흙담건물이었지...
한땐 학생이 100이 넘었다는데... 97년에 폐교됐다
제자는 아직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그런데 선생님은 염색을 하셨는지
그리 늙어보이지 않으신다
제자는 설어디 경찰서에 근무한다고하고....
모교가 폐교된걸 보는 기분이 어떨지...
물을 구하기 힘든다고 하니 요 학교 옆에 예전부터 유명한 약수터가 있단다
가보니 쓰레기가 가득하다 쩝...
여기는 대간길에 있는 유일한 학교...
장기 종주자들이 요긴하게 자고 가는 곳이다
옥산초등교 인성분교...
얼마전 티비서 어느 폐교를 대간 생태학교로 만들었다는데...
여긴가보다 그런데 그사람들 해논 거라곤 간판 만들어 단거밖에 없다
낡은 교사는 지붕이 군데군데 무너지고 천정이 무너지고...
칠판에는 종주자들이 끄적인 낙서들이 있고...
어느 종주자의 푸념해서는 진부령을 떠나 여기서 추석을 보낸
세사람의 이야기가 써있다 지리산 천왕봉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
하고...
낯익은 바람나그네도 나오고...
나도 몇자 적었다 '십이월 2002년 7월 이곳을 지나가다'
하나 웃긴 장면을 보았다
학교 관사에다가 한전직원인지 나와서 전기 계량기를 바꿔 달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안쓰인 건물들에 왠계량기??
그래서 물어보니 쓰든 안쓰든 무조건 몇년지나면 갈게 되어있단다
그러면서 95년에 갈았는데 숫자가 영이란다
-.-
그 얘기를 옆에 농부에게 했더니 나보고 왜 그런데요? 하고 따진다
그런거 나한테 물어보면 안되죠~~(어느 광고 버젼으로)
제가 그런걸 우찌 안데요?
가만있어보자...
내가 전기위원회로 들어가면 ??
그거 내가 알아야 하는 일인가??
산자부 동기들에게 물어볼까나?
학교 뜰엔 풀들이 가득하고 동네 사람들 축구한 흔적조차도 없다
대신 누가 갖다 논 벌통들만이 있고..
요 옆 마을이 산위에서 보니 크던데 왜 폐교 했냐고 물으니
그 마을 작단다
하긴 저녁때 옥산서 차타고 올라오는데 중고등학생이 대여섯명밖에 안됏다
옥산초등교 인성분교... 1949년 개교 해서 1997년 폐교 졸업생 590여명을
배출하고 폐교하다
2002년 7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