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집을 짓는다
언덕위 고추밭옆
진해만 고기잡이배 내려다보는
이층 빨간 벽돌집이 아니어도 좋다
철바꿔 꽃피고
인공연못 옆 네잎 클로버가
자라는 정원이 없어도 좋다
마을 솜씨좋은 방목수 불러
터 안 다지고 벽돌 안 올려도 아니 부럽다
내 어린 마음 어린 솜씨로
땅파고 철근넣어 콘크리트 부어
집 세우면 내집인 것을
먼 어느날
600V 옥내배선 주름관안에 넣고
미장이질하고 도배하면
내 때낀 발가락 누워 휘휘저을
집이 만들어진다
내가 만든 집이...
작은 마당엔 라일락향기나고
벽에는 담쟁이 기어간다
내가 만든 집에선
내 마음속 작은 터에
하나하나 벽돌이 쌓여간다
2001.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