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
지붕위 시루떡으로 켜켜이 쌓인 고독 눈물로 흘러내리는 아침
오두막 옆 물박달위에서 가마귀 한쌍 가악가악 나를 보챈다
신선봉 내린 물은 청명으로 달리고
하얀 우리 아가는 네발로 겨우내 덮은 넓은 솜이불 밀쳐낸다
그래 오늘은 너도 이사가야지
순하디 순한 눈 살작이 감아 고운 잠자는 바이꺼(白狗)야
농협 하얀 15키로 사료푸대 이불 따스하고
지게위 삼립빵 상자 침대는
물푸레 흰 작대기 걸음마다 흐느적 거리니 흔들침대구나!
우리는 하얀 모래위를 지나
억새밭 빈 참호속 하얀 양모위에 살며시 너를 재운다
자! 떠나가거라
두 다리 날개되어 날아가거라
한숨은 영원을 향한 아쉬움
군용 88한개피 있으면 향불이라 우기기라도 할텐데...
이제 나도 떠나가야지
신선봉 넘는 높새바람에 내몸 실어 소간령 넘어 가야지
2003. 4. 8. 십이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