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스크랩] 숨겨진 오지 감곡면 사곡2리

지리산자연인 2006. 1. 13. 00:01
군내 최대의 오지 마을 감곡면 사곡2리
 


감곡면에서 충주를 잇는 38번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 좌측으로는 거대한 공장 삼성 PC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마을진입로인 듯한 좁다란 길이 보인다. 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마을은 없고 곳곳에 음식점만이 보이지만 차량 한 대 정도 통과할 만한 좁다란 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음성군내 최대 오지마을로 통하는 감곡면 사곡리를 잇는 이 좁다란 진입로는 줄잡아 2Km여. 군데군데 포장이 깨어져 통행에는 불편하지만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진입로 옆을 흐르는 개울물이 끝없는 관심을 모이며 발길을 재촉한다. 산중턱에는 산재한 복숭아나무가 이 마을 주민들의 생계를 대변해 주듯 곳곳에서 버티고 있고, 때마침 내린 눈으로 병풍처럼 둘러친 산 주변은 눈꽃이 하얗게 피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작은 산골마을 사곡2리
 


감곡면 사곡리는 감곡면 중동부에 위치하고 있어 동쪽으로는 충주시 앙성면, 서쪽으로는 오향리, 남쪽으로는 영산리, 북쪽으로는 문촌리와 접하고 있는 9.99m²의 작은 산골 마을이다. 본래 충주군 거곡면에 속해 있었으나 고종 광무 10년(1906년) 음성군으로 편입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상사리와 하사리, 토곡리를 병합하여 상사의 사와 토곡의 곡자를 따서 사곡리라 하였다고 한다.

 

마을의 터줏대감 보호수
 


마을에 들어서자 중앙에 떡 버티고 터줏대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마을 보호수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면서도 세월의 흐름을 실감케 하고 있다. 높이 18m에 넓이 4.5m의 이 느티나무는 현재 알려진 바로는 수령이 3백여년 됐다고 하나 이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생성 당시부터 존재, 마을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믿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이곳 마을의 현대화 문명을 거부하기 위해서인지 마을의 정자 역할을 해 오던 마을 보호수가 시름시름 앓으며 수명이 다하는 듯 했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이 나무 주변의 시멘트 포장을 거두어 내고 비료와 거름을 주자 다시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며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복사꽃 만발한 산골마을
 


마을 입구부터 늘어선 복숭아나무가 대변해 주듯 이곳 마을의 자랑은 복숭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의 90%이상이 복숭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복숭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마을이다. 지난해에는 30여명으로 이뤄진 복숭아 작목반에서 무려 9억8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려 감곡면내 2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가구당 소득은 1위를 기록하는등 높은 농가소득을 이룩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결실의 뒤에는 주민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뒤따르고 있다. 점차 농촌인구의 고령화가 이곳 마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 농가일손이 부족현상을 빚고 있지만 서로 융화단결한 힘이 이뤄낸 땀의 결실이었다는 것이 이장의 설명이다. 복숭아 출하시기에는 내집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된다는 것. 이로 인해 오지 마을로서는 드물게 마을부지를 활용해 공동 출하장을 짓는등 주민들은 협동단결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모래보다는 돌이
 


사곡리 마을의 하나는 제주도나 60∼70년대에나 볼 수 있는 돌담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 바람이 많아서도 아니다. 병풍처럼 둘러친 원통산이 어머니의 품속처럼 마을을 감싸안고 있어 기후에도 민감하지는 않는 듯 한데도 이렇게 돌담이 많은 것에 대해 주민들은 모래가 많아 마을지명에 사(沙)를 사용한 것과는 달리 옛날에선 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많은 돌과 오지라는 이유로 6.25 전쟁시에는 피난골이 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다. 사곡리 마을은 산으로 둘러 쌓인 오지 마을에 걸맞게 산과 고개, 골 등이 많이 있다. 경사가 매우 급한 모래골 남쪽에 있는 모래봉, 해가 제일 먼저 비친다는 해돋이 등의 산과 웃너렁골, 웅골, 원통산, 장평, 퉁수바위고개, 갈가지골, 갈밭골, 곳집거리 , 사장골, 사태떨어진골, 오장골, 진골등등....

범죄없는 장수마을
 


또 하나의 사곡2리 마을의 자랑거리는 범죄가 없다는 것이다. 유순한 성격의 마을 사람들에 협동심으로 똘똘 뭉친 사곡2리 마을은 지난 1984년부터 3년간 충북도로부터 범죄 없는 마을로 인정받는 등 4개의 범죄 없는 마을패를 수여 받았다. 그러면서도 1년을 건너 뛴 것이 못내 아쉽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사곡2리 마을은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아직까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에 기인해서인지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다. 대부분 70대의 노인들이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어 50대는 젊은 층에 속한다는 것. 하지만 장수의 비경은 따로 있다. 마을 경로당이 현대식으로 완공돼 마을 중앙에 위치해 있지만 이곳을 찾는 노인들은 별로 없다. 대부분이 내년도 농사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 임갑선 새마을지도자는 "농촌이 고령화됨에 따라 젊은이들은 빠져나가고 노인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며 "농촌일손 부족이 우려되지만 노인들의 이같은 바쁜 농사일이 장수의 비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입로 확장, 포장이 절실
 


이곳 마을의 숙원사업중의 하나는 진입로가 좁은데다 길어 복숭아 수확기에는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개울을 좁히고 좁혀 차량이 통행하도록 만들었지만 마주칠 경우에는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아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행정기관에 요청해 진입로를 포장하지만 워낙 길어 조금 포장해서는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를 할 때는 이전 한 것은 파손돼 또 해야하는 어려움도 있어 행정기관이나 주민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이 마을 최윤생 대동계장의 조언이다. 그러면서도 주민들은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오히려 행정기관의 어려움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출처 : 오지를꿈꾸는사람들
글쓴이 : e-이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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