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함께 사는 작지만 짜임새 있는 29.5평 농가주택
수원에서 학원과 영어전문서점을 경영하던 부부는 5년 전 휴가차 방문했던 지리산
자락에 600땅을 샀다.
지난해에는 29.5평의 아담한 농가주택을 지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아이들의 할머니와 함께
이주했다. 부부는 가족 구성이 다양하고 건축비를 줄여야 한다면 우리 집 같은 모델이 제격인 것 같다고 귀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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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국씨의 농가주택은 3대가 함께 사는 전원주택의 전범을 보여준다. |
3대가 한 지붕아래 둥지를 트는 일이 드문 세상이다. 전원생활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젊은 세대가 도시에서 교육과 생계를 영위해야 하는 실정이니, 노부모와 함께 전원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3대가 불편함 없이 동거하려면 적절한 평형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도 요원한 일이다.
경남 함양군 휴천면 운서마을에 사는 유진국(45)씨도, 지난해 집을 지을 때 고심이 많았다. 가족구성은 다양한데 건축비가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할머니와 부부, 아들 한비(13)와 한무(11)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최소 4개의 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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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천장을 높게 올려 한결 넓어보이는 실내. |
또 온가족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거실과 농가생활에서 꼭 필요한 창고도 있으면
했다. 화장실도 2개쯤 되면 편리할 듯 싶었다. 이 모든 조건을 30평 이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농가주택의 경우, 규모를 30평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4개, 화장실 2개에 2층 구조까지
갖춘 농가주택
부부는 전원주택업체들이 개설해 놓은 인터넷사이트를 샅샅이 뒤졌다. 최소 40평대는 되어야 침실 4개를 갖출 수
있을 듯 싶었다. 30평 이하의 농가주택을 지어야 하는 농촌에서는 실속이 없는 모델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부는 오랜 서핑 끝에 태건목조주택을
만나게 된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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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수확한 감자를 크기별로 분류하고 있는 부부. |
1층에는 할머니방, 자녀공부방, 부부방과 거실, 부엌, 화장실, 다용도실 등이
있다. 각 방의 크기는 꼭 필요한 만큼만 배당했다. 거실이나 부엌 등 가족들의 공동작업공간에 넉넉한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다.
야외활동이 많은 농촌생활에서 굳이 방안에 여러 가지 기능을 더할 필요가 없는 것도 이유가 된다. 방의 위치는 대부분 앞마당을 향해
있어, 방안에서 마을풍경과 앞산의 수려한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방의 규모가 작은 대신 전망을 트이게 해서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린 듯 싶다. 가족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저녁시간 대부분을 거실에서 보낸다. 거실은 됫산을 향해 열려있어, 4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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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서 제일 높은 지대에 위치한 집은 마당 아래로 낭떠러지가 이어진다. 집 입구부터 마당 경계선을 빙 둘러 낮은 돌담을 쌓은 것도 운치 있어 보인다. |
천장을 높게 설계해 30평 규모 같지 않은 넓은 느낌을준다. 부엌 옆으로 난
문을 여니 보일러실과 세탁실, 창고의 기능이 혼합된 다용도실이다. 부엌 천장에 문을 내고 사다리를 설치해 수납전용 다락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도
독특했다.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부부가 제안한 공간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웬만한 큰방이 부럽지 않은 크기였다. 2층은
자녀들의 침실이다. 방 옆에는 미니 화장실이 있어, 화장실 이용시 1층까지 내려오는 불편함이 없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폭이
유난히 좁은 점도 눈에 띈다. 어른 한사람이 오르내리면 딱 알맞을 폭이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왕래할 일이 없어 굳이 넓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게 부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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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면에서 바라 본 집의 모습. 작은 평수에도 불구하고 2층 구조로 설계되어 사방에서 바라보는 집의 외관이 모두 틀리다. |
먹을 만큼 재배하고 나머지는 ‘sharegreen’
정신으로
그야말로 필요없는 공간이 하나도 없는, 짜임새 있는 집이다. 지난해에는 함양군에서 우수주택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다섯 가족은 이 집에서 지난 1년을 만족스럽게 보냈다고 전한다.
부부는 그 사이 ‘쉐어그린’이라는 명패를 달고
직접 가꾼 무공해 농산물을 인터넷(www.sharegreen.co.kr)을 통해 도시사람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아직 농사 규모는 작지만 개의치
않는다. 농사도 대량화되면 무공해 재배가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맛이나 질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게 부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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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들은 귀농이 아니라 입농을 했다고 말하는 부부는 젊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고 일해온 부부에게 애초부터 돌아갈 농촌은 없었다. 이제야 ’고향같은 집’을 얻게 된 것 같아 행복에 겹다고. |
그래서 토종벌도 조금, 감자도, 호박고구마도 조금씩 심어본다. 인근에 맛좋은
무공해 된장과 고추장을 만드는 분이 있어 그것도 공급하고 있다.
“식생활을 개선하려고 해도 도시에서는 못하는 것들이 많아요. 이런
점이 안타까워서 내가 먹는 것을 조금 더 많이 해서 도시사람들에게 나눈다는 마음으로 농사를 지어요. 농사지어 생계를 꾸릴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막상 이곳에 와서 저희들 사는 것을 보면자신감이 생긴다는 분들이 더 많아요.”
아내 육현경(40)씨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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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어른드이 가르쳐준 토종꿀 재배를 2년에 걸쳐 계속하고 있다. 토종꿀은 달기만한 양봉꿀과 달리 단맛과 신맛, 밤꽃향 등 여러 가지 맛을 지니고 있어 인기가 좋다. |
부부는 농사꾼으로서의 삶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장성해 도시로 나간다
해도 언제든 되돌아을 수 있는 ‘고향 같은 집’을 얻게 되어 행복하다고 했다. 할머니의 노후 역시 공기 좋고 고향같은 이곳에서 모실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3대 가족이 둥지를 틀은 이 아담한 농가주택이,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도시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주택저널 www.ju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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