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산속 동물들..1

지리산자연인 2006. 1. 25. 00:17
산속에 살다보면 정말 여러 동물들을 마주치게 된다
처음 속세가 싫다고 진동리 단목령에 갔을때는 노루 도망가는 것만
보고도 신기해 했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많은 동물들이 사는구나하고
느낀다

제일 먼저 본게 노루....
얘들은 좀 멍청하다. 여태 멸종 안된게 이상하다
얘들은 도망가려다가 한번 뒤돌아보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사냥꾼들은 임도에 나타난 노루나 고라니를
불빛을 비춰서 쳐다보면 쏘아서 잡는다
그래도 멸종 안된거 보니 앞으로도 멸종 안될거다
한번은 단목령 근처에서 산길을 걷는데 얘들이
(얘들이라 하면 볼때마다 암수두마리가 뛰어다녀서..
외로버라 이내몸은 왜 혼잔가?)
저쪽에서 내 옆을 지나 두마리가 도망가는거다.
참내..

두번째 본건 봉화 춘양면 도래기재에서 본 황구렁이인지
능구렁이인지인데 낮에 선탠하고 있는걸 봤다
내가 휴대폰 문자메세지 안왔나 하고 휴대폰 켜고 임도를 걷는데
슬쩍 보이기를.. 작대기가 긴게 있어서 아 저걸 등산용 스틱대신
써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선 문자메세지가 없어서
그냥 머리를 드는데... 그 작대기가 자꾸 도망가는거다

그 다음엔 이런 저런 산새들...
처음엔 메추리인가? 로 알았던 실제 이름은 들꿩인 녀석들..
얘들도 좀 웃기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 산길로 지나가면 괜히 그 앞으로 절뚝절뚝거리며
잡힐것처럼 앞에서 가는데... 그거 쫓아가면 절대로 안 잡힌다
그건 근처에 자기 둥지가 있고 새끼가 있어서이다
몇번 잡겠다고 뛰어다녀보다가 허허하고 웃고 말았다
뭐 그후에도 심심하니까 쫓아다녀보긴 했다
아마 6월초는 새끼들이 알에서 깨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달인지
그때는 여러 새의 새끼들을 맨손으로 뛰어가서 잡았던 적이 있다
그때 그렇게 안 잡히던 들꿩 새끼도 한번 잡았다가 놓아줬다

그 다음엔 산까치란 녀석
얘들은 좀 재수없다. 좀 음침한(문경 봉암사 위 은티재같은곳) 산속에서 혼자 자면
아주 소름끼치게 울고 지나간다. 그래서 텐트속에서 갑자기 놀래서 긴장하게 만든다
그런데 생긴건 까치 비슷해서 이쁘게 생겼다
그러니 '니들 까마귀에 뺑끼칠 한 녀석들이지?'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이 산까치도 6월초 어느날에 몇마리가 앞에서 나무위로 날아오르는걸 봤는데...
그런데 암수 두마리도 아니고 여러마리라니...
혹시 얘들도 등치만 컸지 새끼?
그래서 나무위에 있는걸 쫓아내고 다른 나무로 도망가면 또 쫓아내고...
그렇게 몇번하니 땅에 내려오는걸 맨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뭐 살생을 안 좋아하니 그냥 풀어줬다

그 다음엔... 나도 100프로 확신을 못하지만...
그때 6월에 도래기재에서 죽령쪽으로 가는길에 마구령에서 며칠 지낼때
여우를 봤다. 임도의 깎아놓은 면을 따라 쏜살같이 뛰어가는데..
얼핏봐선 개하고 똑같은거 같은데.. 개는 아니다
키는 작고 앞뒤로 좀 길다.
그러니 여우인거 같기는 한데...
책을 보면 한국에서는 거의 멸종했다고 한다.
글쎄... 그때 잠시 보았던게 여우가 맞는지...

다음에 생각나는건 다람쥐다
다람쥐야 뭐 흔하긴 하다
그런데 개울옆에서 텐트치고 있으면 옆에서 다람쥐가 알짱알짱 대고
내 먹을걸 노리는거 같다
언젠가는 비가와서 개울에 넣어둔 어묵이 떠내려갈까봐 물밖에 내다놨더니..
그 다음날 아침에 구멍이 나있고 누가 훔쳐먹은거다
이 나쁜 녀석들... 그거 유통기한 일주일밖에 안 지난 싱싱한건데...(6월에..)
그 봉지안에거는 먹을걸 포기하고 안의 어묵을 주위에 내다 버리니
그 다음날은 다 사라져있다
난 그때 다람쥐가 참 미웠다
마구령에서 텐트치고 있을때는 어떻게 알았는지 어느 넘이 정확하게 다시다있는 부분의 텐트를
정확히 갉아서 구멍을 내고 다시다를 훔쳐먹었다
그래서 텐트 빵구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녀석들은 염분이 필요해서인지 라면 스프나 다시다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니 한군데 며칠씩 텐트칠때는 소금, 스프, 다시다를 잘 보관해야지만
텐트에 구멍나는 일이 없다
나중에 마장터에서 지낼때 8월초에 또 한번 텐트에 구멍이 났길래
이 녀석들 혼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기회를 보고 있으려니...
밖에 놓아둔 쓰레기 봉투주위를 어슬렁거리는거다
마저 그 안에 스프 껍데기를 버렸으니 그걸 노리는구나 했다
그래서 가만있다가 봉투속에 들어간 것을 입구를 발로 팍 밟아서 그 넘을 생포했다
으하하
그걸 자랑스레 산할아버지께 보여드릴려고 목부위를 잡고 걸어가는데...
거참 그 녀석 누런 이빨이 돌아가신 아버지 이빨 비슷하게도 보이고...
그걸보니 전생에 무슨인연인데 나와 만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 생각하다가 느슨하게 잡았나 보다 한두번 발버둥치더니 그만 도망가 버렸다
뭐 잘됐지... 나도 살생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때 당하고서 다람쥐들한테 소문이 났는지 그 다음엔 잘 안보였다

그런데...
진범이 나타났다 -_-;;
쥐들... 어느날 보니 내가 텐트안에 있는데도 쥐가 나타나더니 내 근처로 오는거다
이 녀석이었구나..
그래서 야! 하니 얼른 도망간다
그 녀석들 등에 줄이 나있어서 생긴건 이쁘게 생겼다
그 줄무늬가 무슨 의미인지는 군대갔다 온 사람들은 다 안다
귀신이 따로있나? 그 이쁜 쥐 등에 난 그 줄무늬가 바로 귀신이지....

그런데 귀신? 하도 산속에서만 살아서 심심하길래 이 산에는 귀신도 안사나?
처녀귀신이 나타나면 좋겠구먼..
그런 생각을 종종했는데... 전설의 고향 다 뻥이란거 알았다
귀신은 없다
아니면 현세에선 귀신과 사람이 싸우면 사람이 이기니까 안온다

저 등줄쥐 얘기 좀더 하면...
9월초 태풍 루사때 난 개울옆 그래도 조금 높은데에 있었는데...
새벽에 잠을 자는데 뭔가 어느 여인의 옷자락이 머리를 스치는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자면서 생각하기를... 아~ 부드럽다 했다가...
'여자? 이 산속 내 텐트에?'
그래서 깨니... 바닥은 전에 뚫려진 구멍들로 물이 들어와 흥건하게 젖어있고...
바닥밑으로도 물이 많이 있어서 출렁출렁하고... 좀전에 그 녀석은
물을 피한답시고 내 머리위에 올라앉았고...
그리고 밖에선 큰 바윗돌들이 쿵쿵하면서 서울로 간다며 바이바이 나한테 인사를 하고...
흐...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좀 높다고 생각한 내 텐트 바로 옆까지 물이 찼었다
잘못하면 이 디셈버 아주 갈뻔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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