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군데를 다녔지만 역시 사람들 인심좋기론 강원도가 최고라는걸 느낀다 다른곳에서도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여기 강원도는 인구밀도가 적어서 그런지 외부인들에게 다들 잘해준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강원도사는 사람중 예를 들었던 성*수씨와 백도사는 강원도 출신이 아니다
뭐 사실 저 성*수씨도 궁금은 하다 그렇지만 들리는 소문이 워낙 기괴해서 감히 찾아갈 엄두가 안난다 어떤 이는 국립공원내 산장마다 일주일씩 묵곤 했는데 저 성*수씨는 맘에 안들면 때린다고..-_- 뭐 그런 종류의 소문들이 많다
전에 설악산 수렴동대피소 세째 아들인가 하는 분이 노인봉산장에 성*수씨에게 놀러갔다가 술먹고 물버리러 갔다가 엎어져서 얼어죽었다는 소리도 듣긴했다 그 수렴동대피소는 내가 처음 2001년 여행을 떠났을때 평상시 운동도 하나도 안하던 사람이 무조건 설악산에 왔다가 고생고생해서 밤중에 찾아가 하룻밤 묵었던적이 있다 그때가 단풍철이었는데... 거기 사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었다 나한테도 그런 산장이 맡겨진다면... 잘할텐데... 마장터에 새로 지은 집에 백도사 동생이 나보고 살라고 했는데.. 난 그걸 산장처럼해서 살고 싶은데... 아마 절대 안될거다
어제 저녁 임계에 도착해서 여관을 빌리니 참 친절하게 이것저것 챙겨준다 이만오천원에 인터넷까지... 그리고 방은 많이 덥고.. 아침에 개인택시도 알아봐주고.. 방안엔 필요한거 다 있어서 심지어 부부용 잠옷도 있다 대신 면도기를 안주고(그래서 지금 수염이 길다) 욕실엔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다 말고..
난 다음날 무언가 할일이 있거나 신경을 많이 쓰면 잠을 잘 못잔다 그래서 겨우 3시간 반을 자고 일어나 백복령으로 갔다 2002년에 백두대간 종주할때 그 부분을 빼먹은 이유는.. 마침 산불방지기간이었는데 한시간이나 잘 산속으로 올라가다가 산 중간에서 지키고 있는 아저씨하고 만나서 쫓겨 내려와서다 그 아저씨 암만 사정해도 가는귀가 먹었다고 잘 안들린다고 계속 하시니 할수가 없었다
운전기사 아저씨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뭐 귀농을 꿈꾸니 슬쩍 땅값을 물어보니 3만원까지 간단다 대신 고지대라 고냉지 채소와 약초및 몇가지밖에 농사가 안된다 쓸만한 임야를 찾아봐도 순 소나무심어진 가파른 능선뿐이다 묵밭이 잘 안보이네요? 하고 물어보니 요새는 고냉지채소 농사가 잘되어 다들 그거하느라고 묵밭이 없단다 살기좋은 고장이다! 뭐 전에는 일년내내 쌀한톨 구경못하던 촌이 이제 잘살게 되었단다 그리고 도전리... 전에 내가 다닌 오지들을 소개하면서 백복령 근처 부수베리를 소개했는데 여기가 거기다. 아저씨한테 요즘 여기도 서울사람들 경치좋은곳에 집 많이 짓죠?했더니 그 도전리에 펜션붐이 불었단다.. 으씨... 거기 내가 2002년 잠시 들렀을때는 청소년 수련시설 비슷한거 하나만 짓고 있었다 그때 내가 여기도 참 살기 좋은데라고 점찍어놓았던 곳이다 벌써 내가 찍어놓은 많은 곳이 변해버렸다 일찍 저질렀어야 하는거였나? 뭐 좀 할려하면 벌써니... 내가 미친다.. 좋게 생각하자면 그때 부수베리에서 내가 필요하다니까 감자하고 파 주신분.. 그분 이제 부자되셨을거다. 좋은 사람이니 당연히 부자가 되야지..
출발하려니 좀 춥다 장비는.. 평상시 산 며칠탈때 쓰던 65리터짜리 배낭을 안가져오고 갑자기 준비를해서 많이 빼먹었다. 나침반, 지도, 코펠, 모자... 기타등등을 빼먹고 왔다 추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만 춥고 나중에 해가 뜨니까 점점 더워진다 대신 바람이 가끔 엄청 불어서 얼굴이 많이 추웠다
10월이후 산에 안가고 밤마다 술마신게 좀 티가 난다 처음부터 좀 힘이 든다 옆에 보이는 지형은 골짜기도 아니고 우물처럼 그냥 움푸파인 돌리네 지형이다 석회암 지대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지형인데 백두대간중에는 여기만 그런 지형이 있다 중간엔 식수구할데가 없다
밥을 못했으니 준비한 만두를 먹고.. 빵을먹는다 사실 좀 부족했다 석병산에 도착... 갱치 쥑인다 석병산이란 이름이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서 생긴거라나?
내려오는데 어디서 갑자기 여자 목소리를 들은거 같은데 안보이고.. 어느때는 재채기 소리를 들었는데 아무도 없고... 산신령께서 날 놀리는 모양.. 산에서 옆에서 누가 중얼중얼 거리거나 저옆에 누가 있는거 같았는데 다시보면 없는거는 자주 있는 현상이지만 주로 밤에만 생긴다 그런데 왜 이런일이...
삽당령에 도착하니 옆에 간단한 매점이 있다 인터넷에서 들은게 있어서 들러본다 할머니께서 혼자 천막으로 지은 바람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허름한 가건물에서 메밀전과 동동주같은걸 팔고 계셨다 이분은 유명한 분이다. 백두대간 종주하다가 들러본 사람들이 남긴글에도 종종 나온다 어느분은 할머니 옆에서 재워달라고 해서 자고 다음 구간으로 갔다고도 했다 이 분은 거기서 한겨울에도 주무신다 밤에는 난방도 안하고 그냥 주무신다고... 엄청 춥겠다 그렇게 20년을 사셨다고 했다 동동주는 직접 담근다고 하고 김치는 4년이 되었다고 했다 사정상 동동주를 못마신게 아쉽다 삽당령을 지나가실 분들은 꼭 들르시길..
내일은 백두대간중 또 빼먹은 태백시 피재~댓재 구간중 몇시간 길인 구부시령에서 귀네미골 구간을 걸을 예정이다 뭐 내일도 리본만 열심히 따라가면 살아돌아올수 있을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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