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는 지고 저녁이다
7시 다되어 마을 형님댁으로 간다
형님이 담그신 겨우살이로 담근 막걸리를
나누니 일과 끝나기도 전에 취기가 올라온다
이제 거의 어두워졌으니 벌통을 날라야지...
형님 두통 나 두통 산길을 걸어 내 움막까지
벌통을 나른다
나 여기서 뭐하나?
한때 조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몸바치겠다던 그 아이는 여기서 뭐하나?
나보다 공부못하던 친구들 의대로 갔다
그런데 나는 이 깊은 산골에서 뭐하나?
내려놓아라
그래 내려놓아라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가는것이라고 했던가?
여보게 친구 그 짐이 무거우면 왜 내려놓고 가질 못하나?
그저 내려놓으면 될것을
단지 욕심때문에...
재산, 명예, 친구, 여인이 곧 네것으로 보이는가?
네것... 그런것은 없으니...
네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서 해방될지라...
그래 다 부질없는거...
내려놓아라
내려놓으면 그만큼 더 행복해질지니...
몇미터 앞에서 사슴한마리 놀라서 달아난다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행복인가?
그 친구들...
난 그들보다 못 벌더라도
더 부유하게 살거고 더 오래 살거다
벌들이 벌통에서 자꾸 떨어진다
출처 : 곧은터 사람들
글쓴이 : 십이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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