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스크랩] 격정

지리산자연인 2007. 11. 22. 07:47

나는 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사랑을 선택하였다
흰 꼬리 수리가 너도밤나무에서 너도밤나무로 날아다니며


태양과 바람과 공기에 자신의 울음소리를 섞듯이
맨발로 내 인생에 뛰어들어 나를 서술해줄 사랑이 필요하였다
나를 자양분 삼아 무한대의 욕망이 피워 올리는 쓰리고 격한 사랑의 향수로
삶이라는 무위의 꿈으로부터 깨어나고 싶었다.
더 이상 식은 재와 같은 마음으로 인생의 필름이 돌아가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눈부셔, 끝없이 눈부셔 하면서도
나는 영원한 무덤이라 할 치마 속에 숨어 있던 사랑을 꺼내
세상의 길 위에다가 모두 던져버렸다



나는 사랑으로 죽고 싶지, 사랑의 죽음 속에서 불멸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구도 이 밤 나를 방해 하지 마라


나는 그와 함께 있다
나는 바이킹처럼 찬란한 사랑의 바다 속에 나를 밀어 넣었다
뜨거운 연기가 끊임없이 내 몸에서 솟아올랐다

 

-김상미-

출처 : 국내 오지촌을 찾아서
글쓴이 : 냉냉반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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