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모슬포에서../김영남

지리산자연인 2007. 12. 4. 07:05





          모슬포에서 / 김영남 오래도록 그리워할 이별 있다면 모슬포 같은 서글픔 이름으로 간직하리, 떠날 때 슬퍼지는 제주도의 작은 포구, 모슬포, 모-스-을 하고 뱃고동처럼 길게 발음하면 자꾸만 몹쓸 여자란 말이 떠오르고, 비 내리는 모슬포 가을밤도 생각이 나겟네. 그러나 다시 만나 사랑할 게 있다면 나는 여자를 만나는 대신 모슬포 풍경을 만나 오래도록 사랑하겠네. 사랑의 끝이란 아득한 낭떠러지를 가져오고 저렇게 숭숭 뚫린 구멍이 가슴에 생긴다는 걸 여기 방목하는 조랑말처럼 고개 끄덕이며 살겠네. 살면서 , 떠나간 여잘 그리워하는 건 마라도 같은 섬 하나 아프게 거느리게 된다는 걸 온몸 뒤집는 저 파도처럼 넓고 깊게 깨달으며 늙어가겠네, 창밖의 비바람과 함께할 사람 없어 더욱 서륵퍼지는 이 모슬포의 작은 찻집.'경景'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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