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먹여 키운 닭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이에 따르면 고추를 먹은 닭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에도 잘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영국에서 유통되는 닭의 절반 정도가 세균에 감염돼 있다는 보고가 나온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버지니아공대 오드리 매컬로이 박사는 항균성 사료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캅사이신이란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을 닭에게 모이로 줬다. 이 ‘고추 먹은’ 닭들에게 살모넬라균을 주입해봤더니 내장에 병균이 번식한 닭의 수가 보통 모이로 사육한 닭의 경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적었던 것. 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 중 하나로 고열과 발진을 동반한다.
고추를 먹은 닭이 균에 강한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과학자들은 이 닭들의 장(腸)내에 염증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매컬로이 박사는 영국 대중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닭의 소화장기로 들어온 고추가 면역체계를 형성하는지,항균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닭에게 고추를 먹여 키웠지만,고기 자체에 고추의 매운 맛이 남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