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스크랩] 사랑하는 사람아/김병욱

지리산자연인 2009. 12. 31. 20:20

                      사랑하는 사람아

 

                                           김병욱

 

지리산에 눈보라 치더니
신발위에 눈이 소복하다
오두막옆 저 발자욱은
고라니가 내려왔나봐


내 사랑하는 사람아
따뜻한 봄에는
오봉 신이(辛夷)따서 동생에게 보내면
비염이 낫겠지
동강 구시락재 두견화(杜鵑花)피면
벗들 불러 화전굽고 효소담자


고사리 한솥 삶으면
돌배 흰꽃이 피고
가을에 돌배동치미 시원하게
형제들 나눠줄 생각하고
층층나무 흰꽃피면
열매따 서울사촌 천식 낫게 해야지


비내린 오봉 암봉에 째깐 조각구름 걸리걸랑
발로 걷어올려 저 산너머 날려보내자


오월 벌들 새살림 다차리면
우리도 새살림 차리자꾸나
우리 손으로 올린 구들방은
우리의 사랑으로 늘 포근할거야


내사랑아
이렇게 눈내리는 날 저녁엔 벽난로에 냄비걸고
청국장 끓이자
보리뱅이 무침에 겨울더덕 굽고
세상에서 제일 향긋한 참꽃차 한잔마시자


작은 오두막에서
많이 웃고 많이 나눠주면
우리가 부자일테니
행복한 사랑을 하려기보다
사랑하는 행복을 누리자

출처 : 우리들의 즐거운 농사이야기
글쓴이 : 십이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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