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랍시고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리산자연인 2017. 11. 28. 22:48
그대를 사랑합니다

                                       김병욱


꽤나 긴 겨울이었지요
이 겨울도 낮이 점점 길어져 갑니다

그대여 엄천골 소한 추위에 길이 얼거든
조랑말 타고 오봉골로 가지요
화계장 고등어 한 손은 구들침대 아궁이에 굽고요
세상에서 제일 큰 달은 벽소령 산장위에 뜨거니
그 큰 달을 그대 두 눈에 담으면 언제나 행복하겠지요

두견주 익거든 벗님네들 불러 송이 굽더더기 내놓아요
오뉴월 들미, 송아지나물도 내놓구요
그대 고운 말씀에 구시락재가 솔향에 젖겠지요

비록 가진것 얼마없어도 
산야에 가득한 둥굴레, 곤드레, 궁궁이가 모두 내 것임을
세상 그 누가 부러울까요?

가난한 내가 가진거라고는 
내 정원 일억사천만평과
세상에서 만난 벗님네들
험한 세상에 내 모든것 잃는다해도
그대의 진달래빛 미소만 있으면
나는 누구보다도 부자입니다

길고도 먼 인생길에서 우리
선택에 대해선 후회하지 말고
아무리 힘들어도 미소는 잃지 말아요

내 두류산에 품은 작은 꿈에
그대가 함께이기를 원합니다

사랑합니다

                             2013. 2. 18


2월 3일 지리산종주때 사랑하는 여인에게 시하나 써주겠다고 하고선 이제야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