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화덕

지리산자연인 2006. 1. 4. 21:48

사진이 없어서 고깃집 화덕을 올린다. 그런데 구조는 희안하게도 산속에서 쓰던 화덕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 마른 솔잎에 불붙여

화덕에 던져넣고 숯을 넣어 찌개를 끓여 아침을 먹는다

반찬은 찌개 하나하고 어쩌다가 단무지나 김치

그것도 귀찮으면 그냥 국수 끓여먹거나 라면이다

적당한 사진이 없다 사진은 말리의 화덕

 

영하 27도씩 내려가고 하니 조금 춥다

하지만 그것도 바람만 안 불면 별로 추울것도 없다

아침에 맨발에 반팔로 하수 작업(?)하러 가다가

코속이 얼어드는 느낌이 나면 영하 20도 이하다

물론 그건 온도계를 보면 안다 ^^

 

산속의 저녁은 일찍 준비하면 좋다

세시쯤되면 불피워서 방을 덥히고

그러면서 숯에 밥하고 빨래도 한다

내방 부억엔 솥을 걸수 있도록 되어있지 않다

그 아가씨가 하산하면 내가 그 방 쓰려고 했는데

아예 내려가서 나중에 며칠정도씩 올거란 소리도 안하고

열쇠채우고 저 밑에 다 내려가선 나보고 그 얘기한다

덕분에 빨래하기가 좀 그렇다

목욕? 목욕이 뭐래요? ^^

 

봄에 내가 하산하기 전에 여기다가 더덕을 심어볼까나?

몇년 지나서 오면 다 자라있겠지..

농사라...

씨뿌리고 풀 뽑고 거름주고... 그러면

일기가 너무 나쁘지만 않으면 날 실망 안시킨다 대부분은...

사람농사하고는 영 틀린 편이다

사람농사는 관심을 기울인다 싶으면 날 더 실망시키는데...

그쪽 농사에 자신이 없어진다

사람에게 이리저리 치여서 그런가?

그래서 어떤 사람이 내게 친절을 베풀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

친절도 여러가지..

 

도시의 상업적인 친절과 시골의 무뚝뚝함

그 무뚝뚝함이 내겐 더욱 친절하다

내가 어느 물건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었는데

뜻밖에 여기 오니 신림동 아저씨가 내게 친절을 베푼다

그걸 해결해주려한다고... 난 부탁도 안드렸는데..

집에도 전화했었고 동생에게도 얘기했었고..

얘기를 나눌수록 조건이 더 좋아지고...

내일 산으로 가려했는데 일이 자꾸 생긴다

누르빠 사료를 삼일정도 주고 왔는데...

벌써 다 먹었을지도 모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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