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부턴가 학교앞에서 어느 사람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기타가져다놓고 모금함 앞에다가 놓고...
물론 학생이었다
어느 과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 목이 쉬고 그래도 쉰 목으로 노래를 불러댔다
얼마지나서는 그 과 여학생들인지 나와서 인형가져다놓고
팔고 그랬다
나중에 학보를 보니 그 사람 이야기로 보이는 글이 올라있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그래서 옆에 대학병원에 있는 백혈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햇다고...
결국 어린이 둘을 위한 돈을 마련할수 있었다고 한다
그땐 그 글을 그냥 마음따스하게 읽었다
그러다 여행중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도 아마 그랬을거다
제대하고 복학하고 취직하고 일하고
늙어가고 은퇴하고...
뭔가 의미를 찾으려고 했을거다
자기가 왜 사는지 사는 의미를...
그는 .. 그는 성공한 사람이다
최소한 내겐 그렇게 보인다
그도 그뒤 남들처럼 그렇게 늙어가겠지
하지만 어린애 둘을 살렸다
그는 두고두고 의미있는 일을 해냈다
나?
왜 떠나야하는지 분명히 알지도 못하고 떠났다
하지만 설악산 깊은 계곡에서 거기서
내가 왜 떠낫는지를 알았다
살아있다는것 그걸 느끼기위해
그래서 떠났던 것이다
이대로 그냥 의미없이 늙어가고 그러다 사라지고..
그랬다
그냥 이대로 늙어갈수는 없었다
자극이 필요했다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자극을...
군대 있을때 사월달에 훈련가서 밤에 그리 추웠는데...
천막안에 난로 두개나 피고
군용침대위에 비닐깔고 모포깔고
그위에 오리털 침낭깔고... 그 침낭겉에는 방수포로 감싸고..
그리고 옷이란 옷은 다입고
그렇게 잤는데도 추웠는데...
백담계곡에서 내가 가진건 미군용 고어텍스 야전상의에다가
옷 몇개에다가 미군 겨울용 피티캡...
아.. 조난은 이렇게 당하는구나
수렴동 산장에 도착못하면 그냥 잠들수 밖에 없는데...
아까 대청봉 꼭대기서 비내릴때 그리 추웠는데...
이렇게 난 사라지겠구나..
하하
할수없지...
여기서 내가 쓰러지면 그건 내 운명이 그런가보지 뭐
난 거기서 느꼈다
내가 살아있다는 그런 느낌
지치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그렇게 고생하고도 이제 또 떠나고 싶어진다
하하
열두세시간의 산행으론 충분치 않나보다
한 이박삼일로 지리산을 올라야 직성이 좀 풀리겠다
친구는 절대로 산행 혼자하는거 아니라는데...
그래도 또 혼자서 걍 가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