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입요리 전문점 낙랑궁에서 기막힌 요리를 맛보자
“뽕잎으로 요리를 할 수 있을까?”전주시 중화산동 전주 병원 근처에 위치한 뽕잎 음식 전문점인 ‘낙랑궁’에 가면 궁금증이 풀린다.
경력 10년의 베테랑 요리연구가 윤우현 사장(44, 중화산동)이 다년간 고민 끝에 개발한 뽕잎 요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
특이한 맛과 향,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나 뽕잎 요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의 특식이다.
널찍한 주차장을 지나 들어간 ‘낙랑궁’은 하얀 창호지를 바른 전통 미닫이 문과 진한 고동색 테이블이 조화를 이뤄 동양적인 멋을 자아내고 있었다.
또 불교를 신봉하는 윤사장이 취미 삼아 수집한 조그마한 수석들. ‘낙랑궁’ 입구에 가지런히 전시돼 오리엔트적인 운치를 자아낸다.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뽕나무 잎은 ‘낙랑궁’의 대표적인 상징. 뽕나무 잎도 녹색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해준 모형물이다.
마시면 약이 될까? 아니면 여느 다른 술처럼 그냥 취하기만 할까? 맞은편 진열장에 즐비하게 나열된 다양한 술병은 약주가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입구에서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윤 사장. 결혼 후 계속 도토리 요리를 개발하는데 고군분투했던 그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보기에 날씬한 몸매나 긴 생머리, 까무잡잡한 피부가 너무 매력적이다. 조금은 깐깐하게 보이는 첫인상이지만 싹싹하고 솔직한 말투로 몇 분 이야기 하다 보면 금새 동화된다.
7시쯤 되었을까? 하나 둘씩 입장하는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낙랑궁’.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쌍쌍이 걸어 들어오는 세 쌍의 부부들. 두 테이블을 붙이고 앉더니 곧바로 “뽕잎 오리 훈제요” 하고 외친다. 송이 버섯이 부드럽게 씹히고 참기름을 듬뿍 발라 고소하며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인 뽕잎 부침개는 애피타이저. 못다한 아이들 얘기, 사업 얘기를 하는 동안 어느새 보기에도 먹음직스런 오리 훈제를 윤 사장이 직접 들고 대령한다.
뽕잎 오리훈제는 뽕나무뿌리와 뽕잎에 오리를 놓고 판에 구운 음식. 기름이 쪽 빠진 담백한 오리 고기를 뽕나무뿌리, 가시오가피 등 한약재와 계피, 겨자소스를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먹으면 신선도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이야!~ 오리 훈제에 술이 빠질 수 없지! 사장님! 저희 오디술 한병 주십시오.” 가장 말쑥하게 차려 입은 중년의 남자 손님이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부인에게 먼저 오디술 한잔을 따라준다. 이어 친구들에게도 한잔 건네더니 오디술이 담긴 잔을 들고 “건배”하고 외친다.
남편들이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부인들은 상추에 오리 훈제를 싸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커다란 상추 한 장에 와사비를 듬뿍 무친 두툼한 오리 고기 한점과 적색 양배추 무우, 고추, 마늘, 뽕잎 짱아치를 올려 돌돌 만 커다란 상추 쌈이 한입으로 쏙 들어간다.
“이 맛이야~ 이 맛” 삼켜 넘기기도 전에 저절로 흘러나오는 탄성의 목소리. 듣기만 해도 군침이 입에 가득 고인다.
옆방에는 뽕잎 오리 주물럭을 주문한 여섯 명의 친구들이 농구 게임을 보고 있다. KCC의 승리에 탄성을 자아낸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동창들. 뽕잎, 배, 메주가루, 고춧가루를 넣고 삭혀 더욱 찰진 고추장을 넣어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콤한 뽕잎 오리 주물럭을 안주 삼아 오디술 한잔을 마시면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가 사르르 녹아 내린다고.
한잔, 두잔, 석잔째 술잔을 주고니 받거니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동안 어느새 그들의 얼굴에는 불그레한 불꽃이 피어나고 오디술을 마셔서가 아니라 다정한 벗과 함께라는 생각에 이들의 얼굴은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해 보인다. 뽕잎 오리 훈제나 오리 주물럭을 맛본 후 후식으로 먹는 뽕잎 누룽지는 밥알이 무르지 않아 씹어먹을 때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
윤 사장은 “누릉지 때문에 이곳을 찾는 고객들도 많다”며 “외국 여행이나 어학 연수를 가는 자녀들을 위해 말려놓은 누릉지를 찾는 고객에게는 언제나 듬뿍 포장해서 주기도 한다고.
“언니들 빨리 목욕 갑시다. 시원하게 담그고 푹 자야죠!” 윤 사장이 주방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어김없이 직원들과 반욕탕을 즐긴다는 윤 사장. “직원들도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열심히 할 수 있다”면서 손을 맞잡고 ‘낙랑궁’을 나서는 그의 모습에서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자상함이 돋보인다.
Data : 연회장-회갑, 돌, 단체 환영 200석 완비/주차장 30대 완비/ 버스-중화산동 방면, 택시-전주 병원 (063-228-0406) /이은영기자 lyy21@jjn.co.kr
‘낙랑궁’ 사장 윤우현 인터뷰
전국 최초로 뽕잎 요리를 선보인 윤우현 사장은 뽕잎 요리에 대해 “뽕은 영양가가 높은 채소로서 열매와 뿌리는 약으로, 잎은 옷감 재료인 실을 만드는 누에의 먹이로, 줄기는 종이 원료로, 가지는 상지차로 쓰이는 등 버릴게 없다”며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염두에 두고 뽕잎요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누에나 뽕잎 열매인 오디를 직접 소주에 넣어 위장병, 고혈압 등 성인병에 좋은 술도 개발해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오디주는 흰 머리를 검은 머리로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스태미너에도 효과가 탁월해 남성 고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며 “단골 고객들은 항상 뽕잎 오리 주물럭이나 훈제를 오디주와 같이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사장은 “올 해 농촌 진흥청 품평회에 뽕잎 고추장과 뽕잎 오리 탕수육을 선보이고 향후 뽕잎 요리를 상품화 하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게릴라 인터뷰 :
△양호준(50·효자동)=친구들과 일주일에 두 번은 꼭 낙랑궁에서 저녁을 먹는다. 야들야들, 쫄깃쫄깃한 뽕잎 부침개로 허기를 달래면 양 많고 매콤한 뽕잎 오리 주물럭을 안주 삼아 오디술을 마신다. 특유의 오디향과 톡 쏘는 끝맛이 일품인 오디주는 성인병을 예방하고 스태미너에도 효과가 좋아 즐겨 마신다. 이 때문에 ‘낙랑궁’을 꼭 찾게 된다.
△윤석면(50·평화동)=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양배추, 당근, 팽이, 깻잎, 감자, 미나리 등 다양한 야채를 넣어 만든 뽕잎 오리 주물럭은 육질이 연하고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최고다. 다른 집보다 값에 비해 양이 많다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5명이 와서 오리 주물럭을 하나 시켰는데, 배불리 먹고도 이렇게 많이 남았으니 오리 주물럭은 항상 ‘낙랑궁’에서만 먹는다.
△최경숙(45·평화동)=기름기가 쫙 빠진 뽕잎 오리 훈제는 개운하고 담백해 ‘낙랑궁’에 오면 항상 먹는 18번 음식이다. 오리 고기 한점, 뽕잎 장아찌, 고추, 마늘, 된장을 상추에 넣고 싸서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평소 술은 잘 못하지만 고혈압에 매우 효과적인 누에술도 한잔 정도 마신다. 그 달짝지근한 맛이 술 같지 않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