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자 춤을 추자 갓 깨어난 달콤한 잠 캄캄한 밤에 불뱀들이 피를 토하며 날아다니며 꺄아악 울어대니 미친 망나니 마두참(馬頭斬) 휘두르는구나 무섭구나 도망가자하고 후들거리는 다리 내달리고 달리니 어둠속에 다시 그 자리다 주저앉아 울어보려 했건만 눈물도 내를 떠났구나 하하 이 귀신같은 놈아! 너.. 시랍시고 2006.01.06
두개의 복숭아뼈 두개의 복숭아뼈 달아오른 육십촉 전구아래 잠이 드신 우리 아버지 발에는 복숭아뼈 옆 발등위에 동전만한 뼈가 하나 더 나와있었지 말라버린 밥풀같이 딱딱한 것을 어리던 나는 재밌게 만지고 놀았어 흙집은 사라져 삼층건물이 들어서고 실개천 복개되어 주차장으로 바뀌는게 세월이지... 다 자란 .. 시랍시고 2006.01.06
소띠 인생 소띠 인생아 좁은 등 멍에지고 땅만 보고 걷는다 나는 소띠다 그래 너는 고달픈 나그네 돌담 속 누런 소 돌 위 갯강구 보듯 하는구나 내 몸은 숨만 고르는데 두 발은 앞으로만 가자 한다 새벽에 깬 위장은 지난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저 바다는 잡념을 쓰러내린다 그래 길고 외로운 길 콧노래를 부르며 .. 시랍시고 2006.01.06
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넘어 화산암 검은 바다지나 날아가야지 후박나무 가로수길 지나 코에 와닿는 생선비린내같은 풀내음맡으며 탐라 높은 산을 오르면 '어승생악'표지위에 까마귀 한마리만이 바다를 바라보고 앉았어 지친 나그네 발끌어 산길 내려오면 벌도 아닌것이 나비도 아닌것이 내 땀내음 둘러날아 '애벌꼬.. 시랍시고 2006.01.06
백개의 연못 백개의 연못 산그림자 저쪽 봉우리에 걸리더니 외로운 나그네는 어쩌라고 계곡에 밤이 내렸다 긴 나태와 무기력의 시간들... 모두모두 버리고 떠났다 왜 떠났지? 왜 떠나야만 했던 거지? 나도 몰라 그냥 떠나야만 했으니까... 다시 못 돌아올지도 몰라 길위에서 스러지면 그것도 내 운명인 것을... 조금.. 시랍시고 2006.01.06
우도에서 우도에서... 비에 젖은 신발 버너에 말리니 어릴적 우리 어머니 연탄불에 운동화 태우시던 기억에 웃는다 까지고 불은 새끼발가락 위로 덜마른 양말에 덜마른 운동화신고 덜마른 옷은 배낭에 달아 민박집 문을 여니 새로운 하루가 열린다 비에 젖은 검은 흙 검은 돌에 바다도 검다 발길에 놀라 뛰는 저.. 시랍시고 2006.01.06
무제 내 마음 흘러가는 구름과 같아... 마음 둘 곳 없이 떠돌아 다니다 8월 태풍 지나간 저녁 동쪽하늘 파스텔 색 쌍무지개 한쪽 내 검은 살조각 길게 걸친다 덕계천 폐수 찌꺼기 쌓인 바닥 돌에 길게 걸친 하우스 폐비닐같이... 거두어 드릴때의 생채기가 싫어 내 영혼의 닻들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 했다 정.. 시랍시고 2006.01.06
꿈속에서 그대를 보았습니다 꿈속에서 그대를 보았읍니다 꿈속에서 그대를 보았읍니다 어느 우주속에 피어난 거품처럼 짧은 순간 작은 공간속에 미소가 예쁜 그대는 거기에 있었읍니다 그대는 그 자리에 있었읍니다 건물들이 늘어선 도시 길옆에 그리고. 가을 추수가 끝난 밭옆에 님은 거기 그 자리에 있었읍니다 님은 그저 아름.. 시랍시고 2006.01.06
가을저수지 가을 저수지 감악산 내린 빠알간 물 다리밑을 적시면 한적한 주일 저수지에도 가을이 찾아온다 낚시터 작은 매점에 도토리묵 끓이던 때 언제던가 큰바람 긴 가뭄에 산짐승은 올해도 한숨이겠다 내년에는 풍성한 열매로 여름끝 쌍무지개뒤에 너구리 청솔모도 살이 올라라 겨울이 오는 소리에 잔물결.. 시랍시고 2006.01.06
인간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인간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외로이 펴든 책이 흐릿할 때 긴 하루에 지친 저녁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가 듣고 싶다 인간의 무게가 느껴진다 빈 가슴 옆자리가 아직도 비어 있음이 안타깝고 아침에 홀로 일어나야 하는 몸이 무겁다 사랑하는 이의 자는 고른 숨결을 느끼고 싶다 인간의 체취가 그립다 웃.. 시랍시고 2006.01.06